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 새내기 직장인에게 재테크는 긴 마라톤의 출발점이다. 첫 월급을 받는 순간부터 어떤 재테크 습관이 몸에 배느냐에 따라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 올바른 재테크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저축은 고사하고 오히려 빚에 허덕일 수 있다.

앞으로 지출이 예상되는 결혼과 주택마련, 자녀교육, 노후 등을 위해 첫 월급부터 수입의 70%를 저축해야 한다. 인생의 종잣돈을 만드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선 급여는 CMA(Cash Management Account)를 통해 관리하자. 원리금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가능하고 금리도 최고 연 4%대 중반까지 지급한다. 월 지출액의 3배 정도 비상 예비자금을 CMA를 통해 관리하면 유동성 확보와 안정적인 금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1년 이내 단기 자금은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어야 한다.

3년 이내의 재무목표를 달성하려면 저축은행 정기적금이 유리하다. 1년 만기 저축은행 정기적금의 경우 금리가 연 5%에 육박한다. 1년 단위로 적립 및 예치하되 만일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은행당 원리금 5000만원 이내에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금 가입 때 전 금융기관을 합해 1000만원 한도로 세금우대 신청을 하자. 일반적인 이자소득세 15.4%보다 낮은 9.5%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은 필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가입한 뒤 2년이 지나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2년 이상 넣으면 연 4.5% 이율이 적용되는 고금리 상품이다. 또 다른 수익률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연간 납입액 120만원의 40%, 최대 48만원까지 소득공제된다. 최소 월 10만원 이상 납입해야 한다.

3년 이상 자금 마련이 목적이라면 평가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가 좋다. 펀드를 선택할 때는 수익률, 순자산 규모 등 여러 기준이 있다. 펀드를 처음 접하는 새내기 직장인이라면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연 10% 수익률을 목표로 월 50만원씩 적립하면 3~5년 후 목돈마련이 가능하다.

보장성 보험은 뒤로 미루지 말고 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유리하다. 나이가 들면서 보험료가 상당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루라도 젊을 때 가입하고 갱신형보다 비갱신형 상품을, 특정 상황에 보장금액이 많은 상품보다 다양한 위험을 보장해 주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보장성 보험도 연 1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노후 대비는 빠를수록 좋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라고 해서 노후 준비에 소홀하거나 무관심해선 안된다. 노후 준비는 투자금액보다 투자기간이 더 중요하다. 노후자금은 장기에 걸쳐 복리로 운용되기 때문에 하루라도 앞서면 그만큼 유리하다.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다. 국가에서 준비해주는 국민연금은 ‘기초생활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그 이상 기대하기는 어렵다. 회사에서 준비해주는 퇴직연금은 ‘표준생활 보장’ 정도를 보장받을 수 있다. 누구나 바라는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누리려면 개인이 준비해야 하는 개인연금이 정답이다.

개인연금은 크게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세제적격 연금(연금저축)과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되는 세제비적격 연금(일반연금보험)으로 나뉜다.

우선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연금저축은 연간 4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과세표준에 따라 26만4000원(과표 1200만원 이하)~154만원(8800만원 초과)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중도 해지하거나 만기일시금 수령 때 기타소득세가 22% 부과된다. 따라서 연금 방식으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

사회에 첫 출발하는 20대. 시작은 미약할지 모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시기다. 재테크 목표액을 최대한 확보한다면 20대가 꿈꾸는 인생의 변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

윤항식 <교보생명 강남노블리에센터 웰스메니저(W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