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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배우는 TESAT 경제] (18) PIGS가 美·日보다 '부도 위험성'이 더 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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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채무 적정수준

    지하경제 규모 커 세수기반 취약…남유럽 국가 빚 지탱할 힘 약해
    정치·경제·사회 제도의 유연성…국민적 합의 이끌 시스템 갖춰야

    < PIGS :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

    Q 그리스와 포르투갈이 국가차원에서 빌린 돈과 이자를 약속한 날짜에 갚을 수 없어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도움을 요청하더니 요즘 들어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는 뉴스가 부쩍 늘어났어요. 국가도 기업이나 개인과 마찬가지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부도가 날 텐데 도대체 빚이 얼마나 많기에 이 나라들이 부도걱정에 바람 잘 날이 없나요?

    A 한 나라의 빚, 즉 국가채무는 흔히 한 해 동안 그 나라가 벌어들인 소득 대비 비율(이하 국가채무비율)로 평가해요. 소득은 보통 명목GDP(국내총생산)를 써요. 2011년 현재 이들 4개국(이하 남유럽국가)의 평균 국가채무비율은 114.0%로 선진국 평균(71.8%)보다 크게 높은 것이 사실이죠. 그러나 세계 최고수준은 아닌데, 일본(229.8%)보다 훨씬 낮고 미국(102.9%)과는 큰 차이가 없어요. 특히 스페인(68.5%)은 일본의 3분의 1, 미국의 3분의 2 정도에 불과하죠.

    ◆남유럽 4개국 부도 우려가 큰 이유

    이들 국가의 부도 가능성이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크다고 하는 이유는 빚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미국과 일본보다 많이 약하기 때문이죠. 빚을 감내할 수 있는 힘은 돈을 누구에게 주로 빌렸는지?(국가채무구조), 수입은 얼마나 되고 꾸준한지?(세수의 기반과 안정성), 경제위기가 발생할 경우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한지?(제도의 발달 정도) 등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아요. 이런 측면에서 미국과 일본에 비해 허약하기 때문이죠.

    우선 남유럽국가는 외국에서 많은 돈을 빌렸어요. 2011년 9월 말 현재 일본과 미국이 외국에서 빌린 빚의 GDP에 대한 비율은 각각 20%와 34%에 불과하지만 남유럽국가는 73%에 달해요. 외국에서 빌린 돈은 국내에서 빌린 것보다 여러 면에서 위험할 수 있죠. 외국에서 빌린 돈은 환율에 따라 자국 돈으로 평가한 가치가 변해요. 빚이 많은 나라는 경제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자국 돈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죠.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를 자국의 돈으로 평가한 금액이 크게 늘어나게 되는 거죠. 뿐만 아니라 돈을 빌려준 사람이 남이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 납부 기일을 늦춰 달라고 설득하기도 쉽지 않겠지요.

    ◆세수기반도 취약

    남유럽국가는 세금을 매길 수 없는 지하경제 규모가 크고 경제도 안정적이지 않아요. 지하경제 전문가인 독일의 슈나이더 교수에 따르면 이들 국가의 지하경제 규모(GDP 대비)는 20% 내외로 일본(9.2%)과 미국(7.2%)의 2~3배나 돼요. 지하경제가 크면 걷어 들이는 세금이 적으므로 세율을 올려야 하고, 이는 탈세유인을 높여 다시 지하경제를 확대시키는 악순환에 빠지기 쉬워요. 또한 경제성장, 물가, 실업률, 경상수지 등도 미국과 일본보다 많이 불안정해 세금 규모도 해마다 크게 달라요. 빚은 계속 갚아야 하는데 수입이 들쑥날쑥하다면 빚을 갚는 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요.

    제도가 잘 발달되지 못한 것도 부도위험을 높이는 요인이에요. 세계은행은 표현의 자유, 정치적 안정성, 정부 효율성, 규제 수준, 법의 지배, 부패통제 수준 등 6개 항목을 이용해 한 국가의 제도발달 정도를 측정한 지표(국가지배구조지표)를 발표하고 있어요. 남유럽국가는 대체로 중상위권에 머물러 상위권인 미국과 일본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죠.

    한 나라의 제도가 잘 발달하지 못하면 빚을 과도하게 지는 것을 억제하기 쉽지 않고, 정부지출 축소 등 대중에게 인기를 얻기 어려운 정책에 대해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힘들겠죠. 더욱이 남유럽국가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소위 핵심국과는 매우 다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로화라는 통화를 같이 쓰고 있어요. 이들 나라 마음대로 경제위기에 대해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죠. 유로화를 같이 쓰는 17개 나라 모두의 의견이 일치해야 정책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한 예로, 국가채무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나라들을 돕기 위해 만든 유럽금융안정기금의 경우 만장일치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기능 강화를 위한 17개국 의회승인에만 약 3개월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국가 채무 관리는 필요조건

    1990년대 말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던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는 이런 상황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해요. 먼저 나라의 빚이 많아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러나 빚이 많지 않다는 것이 부도예방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겠지만 충분조건은 아님을 염두에 둬야 해요.

    실제로 2003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 30년간 부도를 경험한 국가들 가운데 절반의 국가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지 않았으며 3분의 1은 40%보다도 낮았어요. 이는 국가부도 예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부채는 충분히 지탱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중요함을 뜻해요. 우리 경제가 자금조달 시 외국에 너무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세금을 안내는 데는 없는지, 특정 부문의 세금에 너무 의존하고 있어 세수가 불안정하지는 않은지, 정치·경제·사회 등 나라의 전반적인 제도가 선진적이고 효율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해요.

    ■ 국가채무비율

    국가채무는 일반적으로 정부가 재정적자 등을 메우기 위해 자금을 빌려 생긴 빚을 뜻한다. 국가채무의 많고 적음을 평가할 때 그 나라의 소득(명목GDP)과 비교한 ‘국가채무비율’이 사용된다. 과다채무를 판정하는 기준은 연구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60~90%(국가채무비율 기준)가 제시되고 있다.

    이홍직 < 한국은행 국제종합팀 과장 >

    독자퀴즈

    국가부도를 예방하기 위한 바람직한 정책방향이 아닌 것은?

    (1) 국가채무의 과도한 증가 억제
    (2) 자금조달의 국외의존도 확대
    (3) 지하경제 축소
    (4) 경제성장, 물가, 고용 등 거시경제의 안정
    (5) 제도 발달


    ▶퀴즈 응모요령 : ‘한경닷컴 재테크’(http://www.hankyung.com/ftplus) 코너에서 매주 토요일까지 정답을 맞힌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10분께 CGV 영화상품권을 2장씩 드립니다. 당첨자는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합니다.


    제공 : CGV

    한경·한국은행 공동기획
    문의 : 한은 홍보전략팀 02-759-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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