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직원 기분 조금만 더 생각하면 효율이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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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투데이] 현대오일뱅크 '油쾌한' 소통경영
주유소 사장님 200명, 말레이시아서 간담회
현장 목소리 세밀히 들으며 신성장사업 '큰 그림'
주유소 사장님 200명, 말레이시아서 간담회
현장 목소리 세밀히 들으며 신성장사업 '큰 그림'
“현장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움직이는지 주유소 사장님들을 직접 만나 얘길 들어봐야죠. 좋은 의견은 마케팅에 반영할 수도 있고,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겁니다.”
정유사 사장이 주유소 사장들을 말레이시아로 초청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사진) 얘기다. 그는 오는 1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코타키나발루에서 현대오일뱅크 자영주유소 운영자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초청한 주유소 사장들은 200여명으로, 60여명씩 세 차례로 나눠 말레이시아로 향한다. 권 사장은 영업본부 임원진과 함께 2차 팀 일정에 합류해 우수 주유소들의 운영 사례와 애로사항을 듣는다. 현대오일뱅크가 추구하는 변화의 발전 방향에 동참을 당부하고 올해 사업계획도 설명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010년 8월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뒤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온 권 사장의 부드러운 ‘소프트 경영’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권 사장이 이끄는 ‘소통의 힘’을 좇아 이미 국내 기름 시장은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SK에너지, GS칼텍스에 이어 여전히 3위지만 2007년부터 4년간 18%대에 머무르던 점유율은 지난해 처음 20%대에 진입했다. 올 들어선 22%까지 높아졌다.
권 사장은 아래로부터 접점을 넓혀가기 위해 부지런히 현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아무리 바쁜 일정이 있어도 매주 충남 대산공장을 찾아 하루를 온전히 그곳에서 보낸다. 그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은 늘 새벽 3시30분 울산공장을 향해 출발했는데, 나는 오전 5시는 돼야 출발하니 이른 것도 아니다”며 “오전 6시30분 공장에 도착하면 옷 갈아입고 6시50분부터 중역들과 아침을 함께하며 회의한다”고 말했다. 점심은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함께 먹는다. 직원들과 얼굴을 마주하면 권 사장은 질문을 많이 한다고 했다. 모르는 것은 물론 아는 것도 재차 묻는다. 사장에게 설명하는 열띤 직원들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다. 대신 권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전문가가 아니라 내가 잘 몰라요. 그러니 알아서 더 잘해야지요. 단지 내가 해줄 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만 얘기해주세요.”
지난달 대산공장에 협력업체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인 한마음관을 마련한 것도 권 사장이 펼치는 소프트 경영의 하나다. “아들이 아버지 근무지를 와 봤을 때 뿌듯할 정도”라는 그의 기준은 단순명료하다. 한마음관은 300여명의 협력사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180석 규모의 식당과 샤워시설에 간단한 운동시설도 갖췄다. 권 사장은 “지난 1년8개월간 우리 공장을 잘 수리해준 데 대한 보답이고 앞으로 더 잘해달라는 부탁”이라며 “달라진 협력업체 직원들의 표정은 건물을 짓는 데 든 30억원이라는 돈보다 더 큰 가치”라고 했다.
올해 임직원 승진 심사 때 전체 대상의 10%에 특진을 선사하고 형식적인 사령장 대신 예쁜 액자를 만들어 승진을 축하하며 의욕을 북돋는 세심한 아이디어도 권 사장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는 현장을 세밀하게 챙기며 내실을 다지면서도 신성장사업의 큰 그림을 그려놓고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편입 이듬해인 지난해 제2 고도화설비 상업가동과 일본 코스모오일과의 BTX 합작사업에 이어 울산신항 유류저장 사업도 마무리했다. 올 들어선 셸과 손잡고 윤활기유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하루 2만배럴 생산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건설해 2015년엔 7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리기로 했다.
기존 사업이든 신사업이든 권 사장은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34년간 한 직장을 다녔습니다. 이젠 제대로 알죠. 사람의 기분을 조금만 더 생각하면 얼마나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틀에 얽매일 이유는 없잖아요.”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정유사 사장이 주유소 사장들을 말레이시아로 초청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사진) 얘기다. 그는 오는 1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코타키나발루에서 현대오일뱅크 자영주유소 운영자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초청한 주유소 사장들은 200여명으로, 60여명씩 세 차례로 나눠 말레이시아로 향한다. 권 사장은 영업본부 임원진과 함께 2차 팀 일정에 합류해 우수 주유소들의 운영 사례와 애로사항을 듣는다. 현대오일뱅크가 추구하는 변화의 발전 방향에 동참을 당부하고 올해 사업계획도 설명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010년 8월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뒤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온 권 사장의 부드러운 ‘소프트 경영’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권 사장이 이끄는 ‘소통의 힘’을 좇아 이미 국내 기름 시장은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SK에너지, GS칼텍스에 이어 여전히 3위지만 2007년부터 4년간 18%대에 머무르던 점유율은 지난해 처음 20%대에 진입했다. 올 들어선 22%까지 높아졌다.
권 사장은 아래로부터 접점을 넓혀가기 위해 부지런히 현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아무리 바쁜 일정이 있어도 매주 충남 대산공장을 찾아 하루를 온전히 그곳에서 보낸다. 그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은 늘 새벽 3시30분 울산공장을 향해 출발했는데, 나는 오전 5시는 돼야 출발하니 이른 것도 아니다”며 “오전 6시30분 공장에 도착하면 옷 갈아입고 6시50분부터 중역들과 아침을 함께하며 회의한다”고 말했다. 점심은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함께 먹는다. 직원들과 얼굴을 마주하면 권 사장은 질문을 많이 한다고 했다. 모르는 것은 물론 아는 것도 재차 묻는다. 사장에게 설명하는 열띤 직원들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다. 대신 권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전문가가 아니라 내가 잘 몰라요. 그러니 알아서 더 잘해야지요. 단지 내가 해줄 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만 얘기해주세요.”
지난달 대산공장에 협력업체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인 한마음관을 마련한 것도 권 사장이 펼치는 소프트 경영의 하나다. “아들이 아버지 근무지를 와 봤을 때 뿌듯할 정도”라는 그의 기준은 단순명료하다. 한마음관은 300여명의 협력사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180석 규모의 식당과 샤워시설에 간단한 운동시설도 갖췄다. 권 사장은 “지난 1년8개월간 우리 공장을 잘 수리해준 데 대한 보답이고 앞으로 더 잘해달라는 부탁”이라며 “달라진 협력업체 직원들의 표정은 건물을 짓는 데 든 30억원이라는 돈보다 더 큰 가치”라고 했다.
올해 임직원 승진 심사 때 전체 대상의 10%에 특진을 선사하고 형식적인 사령장 대신 예쁜 액자를 만들어 승진을 축하하며 의욕을 북돋는 세심한 아이디어도 권 사장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는 현장을 세밀하게 챙기며 내실을 다지면서도 신성장사업의 큰 그림을 그려놓고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편입 이듬해인 지난해 제2 고도화설비 상업가동과 일본 코스모오일과의 BTX 합작사업에 이어 울산신항 유류저장 사업도 마무리했다. 올 들어선 셸과 손잡고 윤활기유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하루 2만배럴 생산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건설해 2015년엔 7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리기로 했다.
기존 사업이든 신사업이든 권 사장은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34년간 한 직장을 다녔습니다. 이젠 제대로 알죠. 사람의 기분을 조금만 더 생각하면 얼마나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틀에 얽매일 이유는 없잖아요.”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