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는 A씨는 회사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자 2010년 10월 불법 사채업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100만원을 빌려 하루에 2만원씩, 65일간 갚는 조건이어서 처음엔 쉽게 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방 경제가 좋지 않으면서 택시 손님은 줄고 생활비조차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A씨는 매일 갚아야 하는 돈을 내지 못했다. 이렇게 1년6개월이 지나자 100만원에 불과했던 원금은 이자까지 합쳐져 수천만원으로 불어났다. 이미 1000만원 이상 갚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에 남은 원금만 800만원. 사채업자들은 직장으로 찾아와 A씨에게 156차례 협박과 폭언을 일삼고 이로 인해 가정 불화도 심해졌다. 참다못한 A씨는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A씨 사례와 유사한 불법 사금융 피해에 대한 특별 단속을 벌인 결과 지난달 18일부터 악덕 사채업자 등 1028명을 검거하고 45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검거된 426명보다 2.3배 늘어난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 3일까지 보름 동안의 특별 단속기간 총 729건, 하루 평균 48건이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유형별로는 4000%가 넘는 이자를 받거나 피해자를 폭행해 돈을 빼앗은 불법사금융 범죄가 84%(867명)로 가장 많았다. 대출사기 7%(71명), 유사수신 5%(57명), 전화금융사기 4%(33명)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은 돈을 빌린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피해자가 도망가자 집으로 찾아가 “성매매업소에서 일한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협박, 2450만원의 현금보관증을 강제로 작성케 한 조직폭력배도 검거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