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잇단 대외 악재 영향으로 급락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 악화로 프로그램 매도물량까지 쏟아지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권 내 대형주 중에서는 조선주(株)들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가장 크다.

이 와중에 대외 경기와 무관한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와 대선 관련 정치테마주 등은 지수하락을 틈타 매수세가 몰리며 일제히 급등세다.

7일 오전 10시3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5% 내린 1956.31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0.44% 떨어진 488.3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의 경우 장초반 1% 가량 하락하다 낙폭을 일부 만회하고 있는 중이다.

이날 지수는 전체적으로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 빠진 유로존(EU)이 주말 동안 치러진 선거 이슈로 인해 당분간 혼란에 빠질 것으로 진단돼 급락 출발했다. 더욱이 미국의 뉴욕증시도 고용지표 부진으로 지난주말 1% 이상 내렸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켰다.

프랑스 대선 결과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승리하면서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선 데다가 내무부의 부분 개표가 진행 중인 그리스 총선 역시 최대 당인 사회당(PASOK)과 신민주당(New Democracy) 모두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유로존(EU)의 더블딥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중 내내 수급 상황도 부정적이다.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매수 주체인 외국인들은 같은 시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829억원 어치 순매도 중이고, 코스닥시장에서 77억원 이상 팔아치우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인식한 듯 유가증권시장에서 2288억원 가량 사들이며 지수의 추가하락을 막아내고 있다. 기관은 430억원 순매수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별로는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주들의 하락폭이 가장 눈에 띈다. 현대미포조선은 전 거래일보다 4.78% 내린 11만9500원을 기록중이고, 삼성중공업 역시 5% 가까운 주가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4.11% 떨어진 3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과 SOil, 건설주인 GS건설과 대림산업 등도 4%대 하락률을 보이며 부진한 주가흐름을 지속 중이다.

업종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내수주인 전기가스와 통신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 중인데 화학, 전기전자, 운수장비, 운수창고, 건설, 증권업종 등이 2% 가량 급락 중이다.

반면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위기에서 벗어난 진흥저축은행과 서울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주는 12% 이상 급등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엔 운송, 일반전기전자, 컴퓨터서비스, 오락문화 업종을 제외하곤 전업종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시가총액 상위종목별로는 예림당, 온세텔레콤, 비아트론, 동양시멘트, 사람인에이치 등이 4% 이상 떨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매수세가 몰린 박근혜 관련주인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EG 등은 3~7%대 급상승 중이고, 저축은행 관련주인 신민저축은행, 푸른저축은행, 리드코프 등은 반대로 오름세다. 글로벌 경기와 무관한 엔터테인먼트주인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상승 대열에 합류 중이다.

유럽발(發)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미국 경기회복의 둔화 가능성 등으로 시장내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뛰어 오르고 있다. 달러대비 원화의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0% 오른 1139.30원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