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박희태 前 국회의장 "내맘대로 한 건 없지만 돈봉투 혐의 모두 인정"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살포한 혐의(정당법 위반)로 기소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74)이 7일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신속하게 재판을 끝내기 원한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박 전 의장은 공판이 끝난 후 “내 맘대로 한 건 아무것도 없다, 할 말이 많은데 뭐라고 하기에는 참…”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강을환) 심리로 이날 열린 1차 공판에서 박 전 의장과 당시 선거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60), 고승덕 의원에게 건네진 300만원 돈봉투를 마련한 조정만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51) 등 돈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된 전원이 모두 검찰의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박 전 의장 측 변호인단은 “신속히 재판을 마치기 위해 간이공판 형식으로 진행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박 전 의장 측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검찰이 제시한 증거 중 핵심적인 부분만 이날 확인했다. 다음달 4일 2차 공판에서는 검찰의 피고인 심문을 생략하고 재판부가 질문한 뒤 박 전 의장 등의 최후진술을 듣는 것으로 재판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