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나흘만에 반등에 나서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유럽발(發) 선거 이슈로 전날 급락했던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소폭 유입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다가올 '정치 이벤트'를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8일 오전 10시 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9.54포인트(0.49%) 오른 1965.98을 기록 중이다. 기관이 장중 입장을 바꿔 258억원 가량 사들이고 있지만, 지수는 상승폭을 크게 키우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닷새째 '팔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지금까지 80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모멘텀(상승 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아직 강하다"며 "코스피지수가 밴드 하단인 1950선의 지지력을 확인한 점은 긍정적이나 당분간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1분기 실적시즌이 거의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치적인 이벤트가 발생해야 증시 방향성이 잡히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이날 저녁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시작으로 10일 벤 버냉키 중앙은행(Fed) 의장에 이르기까지 7명의 Fed 고위 관계자의 연설이 준비돼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쉬는 달이기 때문에 연준 총재들의 연설문이 마치 FOMC 성명서와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최근 버냉키와 크루그먼의 경기부양 논쟁, 공화당 롬니의 고용부진에 대한 정치적 공세 등이 거세지는 점을 감안할 때 6월말 종료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이후의 경기부양 그림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무엇보다도 불안의 진원지인 유럽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발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선자는 15일(현지시간) 정식 취임한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유로존 신재정협약 재협상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 연구원은 "올랑드 당선자와 메르켈 독일 총리의 첫 대면과 그 결과가 앞으로 가장 중요한 유로존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은 적극적으로 매수세에 가담하기보다는 지켜보는 전략이 나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루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지수보다는 업종별 움직임이 중요하다"며 "국내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이슈로 지난주와 다소 다른 업종별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주 초반 유틸리티와 통신, 필수소비재 등의 업종이 시장 수익률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인 바닥이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