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바다 살리기입니다.”

조봉래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이 올해의 소통경영 핵심 키워드로 ‘바다살리기’를 내걸었다. 매년 여름 포항 북부해수욕장과 형산강 일대에서 열리는 포항불빛축제를 세계적인 문화관광축제로 승화시키려면 무엇보다 바다 환경이 깨끗해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포항불빛축제는 지난해 국내 1200여개 축제 가운데 45개만 선정하는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의 반열에 올라섰다. 포항제철이 2004년 경제위기로 움츠러든 포항시민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포항시와 공동으로 10만여발의 폭죽을 쏟아올리는 화려한 불꽃 향연을 8년째 펼친 덕분이다. 지난해까지 무려 600여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포항에 1조원에 가까운 경제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시는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 행사를 통해 포항을 세계적인 해양레저 메카로 탈바꿈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조 소장은 이에 따라 2009년 60여명의 스쿠버 동호인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무려 100회째 수중정화 활동을 펼쳐온 포항 클린오션봉사단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클린오션봉사단은 창단 이후 제철소 인근 흥환리, 입압리, 발산리 등에서 수중정화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으며 연간 5000여명이 참여해 바다에서 쓰레기 223을 수거한 바다 살리기의 파수꾼이다. 클린오션봉사단은 매월 4회 이상 봉사단 자체 수중정화를 실시할 뿐 아니라 연 2회 대규모 민·관·군 합동 연합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클린오션봉사단은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과 지역 주민의 관심으로 현재 300여명의 스쿠버 회원으로 이루어진 대형 봉사단체로 성장했다. 송철 포항 클린오션봉사단 회장은 “영일만이 깨끗해지는 그날까지 수중정화 활동을 펼치겠다”며 “앞으로도 클린오션봉사단은 지역 수중정화 활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포스코의 환경 경영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 봉사단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가 이처럼 소통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고객부터 직원까지 모든 사람과 격의없이 관계를 맺으며 위기극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정준양 회장의 소통과 상생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2000년부터 철강 슬래그를 이용해 추진해온 바다 생태계 보전 활동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포스코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맞아 2년 전 여수시 거문도 덕촌리 마을 어장에 슬래그 어초 시설을 설치한 것에 대해 최근 생태 조사를 벌인 결과 주변 일반 암반 대비 10배 이상 높은 수준의 수중 어초들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포스코의 바다숲 조성 성과는 여수세계박람회 기간 동안 포스코의 기업관인 ‘포스코 파빌리온’의 전시관을 통해 전시된다.

박영수 포항제철 홍보팀장은 “포항제철소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일반봉사단체와 전문봉사단체가 총 246개로 이곳에서 활동하는 직원들만 1만5800여명에 이른다”며 “포항시민들이 만족할 때까지 소리없는 봉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