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옵션만기일인 10일 코스피지수는 1950선을 약간 밑도는 '얕은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연합정부 구성 실패에 따른 유로존(EU) 탈퇴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데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까지 급등,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증시도 유럽의 불확실성으로 일제히 내리며 조정을 받았다. 게다가 옵션만기일을 맞은 이날 프로그램 매물 역시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대외 악재가 선(先) 반영되며 지수가 연일 빠진 탓에 박스권 하단인 1950선에 근접해 있어 '저가 매수' 물량이 유입, 지지선인 1950선을 경계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증시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한 저가매수 물량이 장중 내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 하락을 방어해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그리스의 구제금융 2차분(52억 유로) 역시 예정대로 지원될 것으로 보여 당장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는 해소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에 밀리며 장중 1950선을 이탈하는 등 약세를 보이다 0.85% 내린 1950.29로 장을 마쳤다. 유로존 우려감에 조선주(株)들이 동반 급락했고, 곧 발표될 예정인 5·10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건설주 역시 2% 이상 급락했다.

미국의 3대 지수도 모두 내리며 시장 내 불확실성을 키웠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75% 내린 1,2835.06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도 전날보다 0.67% 내렸고, 나스닥지수 역시 0.39% 소폭 떨어졌다.

대외악재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옵션만기일을 맞이한 점도 이날 증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전문가들은 '완만한 매물 청산'을 예고하고 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론적으로 보면 프로그램 잠재 매물은 2조6000억원(1월 10일 이후 유입된 차익거래 기준) 정도"라며 "다만 2000년 이후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유입 사례를 통해 본다면 완만한 청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정치불안 이슈가 불거지고 있지만, 펀더멘탈(기초체력)이 바뀐 것은 없다"면서 "단지 앞서 나갔던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돌리는 상태에 놓여 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또 그리스의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도 상당히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선거와 그리스 연정실패 이슈가 다뤄지며 유럽 재정위기가 재발하는 것은 아닌지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지만, 재정위기 상황이 다시 악화된다면 유럽중앙은행이 그간 1조 유로의 돈을 풀었던 것이 모두 정책미스가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이러한 시장 내 불안감은 프랑스 올랑드 후보의 취임식(15일)과 메르켈 총리와 만남(17일)이 정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