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0일 오후 10시55분 보도

검찰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6)이 대출모집법인으로부터 170억원가량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10일 검찰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임 회장은 솔로몬저축은행과 경기ㆍ호남ㆍ부산솔로몬 등 4개 저축은행이 지난해 대출 유치 대가로 대출모집법인들에 지급한 530억원의 수수료 중 약 170억원을 사적으로 되돌려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수십 개의 계좌로 약 30번의 자금세탁을 거쳐 임 회장 개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솔로몬저축은행 등은 연 20~30%대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와이즈론과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하면서 9개 대출모집법인에 지난해 530억원을 수수료로 지불했다. 수수료는 대출 원금의 10~11%가 지급됐다.

금융당국도 지급 수수료의 상당액이 임 회장에게 되돌아온 것으로 보고 관련 정보를 검찰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임 회장의 횡령 등 비리 첩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금융당국으로부터 입수했다”며 “현재 금융당국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혐의가 입증될 경우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대출모집법인의 수수료 일부를 받아 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은 근거 없는 소리”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59)의 최근 6개월치 휴대폰 통화내역을 분석 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일 한국저축은행 지점 3~4곳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자료 분석과정에서 퇴출 저지를 위해 윤 회장이 일부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윤 회장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조회하기 위해 KT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에 필요한 공문을 최근 보냈다”며 “현재 자료를 건네받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회장이 두 대의 휴대폰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각각의 전화로 통화한 내용을 모두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의 불법대출 및 횡령 등 혐의를 캐고 있는 검찰이 통화내역 조사에 나서면서 앞으로 윤 회장의 정·관계 로비 여부에 수사력이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평소 윤 회장이 정·관계 고위 인사와 친분을 과시하며 “한국저축은행만큼은 (퇴출 대상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공공연하게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몇몇 전직 고위관료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말해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동행하기도 했던 윤 회장은 ‘DJ의 정부 밖 경제 참모’로 불리는 등 DJ정부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의 정·관계 고위층 인사 대상 로비 의혹을 주시하는 검찰도 그의 이 같은 폭넓은 ‘인간관계’를 염두에 두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대규 / 장성호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