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포항 1후판 공장(이하 포항 1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증권업계에선 국내 후판 시장의 공급 과잉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라며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3위 철강사인 동국제강은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 10일부터 3개 후판 공장 중 경북 포항 1공장 가동을 중단, 문을 닫는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증권가에선 올해 동국제강의 후판 목표 출하량인 320만톤이 다른 공장들에서 생산 가능한 수준이라며 포항 1공장 폐쇄로 인한 생산차질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적자를 기록 중인 포항 1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돼 긍정적이란 평가다.

심혜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포항 1공장은 설비노후화로 인해 지난해 실제 생산이 68만톤 수준에 그쳤다"며 "감소하는 후판 생산량은 포항2공장 및 당진공장 가동률 증가로 대체 가능하고 가동 중단으로 인한 비용절감이 연간 3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포항 1공장 설비는 해외에 매각될 예정이고, 20년 이상 연식이 된 설비란 점에서 매각차익·손실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정업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다른 후판공장의 가동률이 향상되면서 톤당 고정비가 감소돼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포항 1공장은 가동된 지 20년이 넘는 공장으로 가동을 중단하면 각종 소모품을 비롯한 유지보수 비용과 협력업체에게 지불하는 비용을 줄여 전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국제강의 수익성 개선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의 실적이 1분기를 바닥으로 반등할 전망이고, 하반기 수익성 개선세가 빨라질 것"이라며 "포항 1공장 폐쇄가 국내 후판수급 개선에 일조하고 후판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란 유무형의 효과가 기대돼 동국제강 주가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철강업계에 포항 1공장 폐쇄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사안이 국내 후판시장의 공급과잉 해소 요인으로 작용, 제품 단가 인하 압력이 약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후판 3사의 기존 연간 생산규모는 1340만톤이었는데 이번 공장 폐쇄로 5% 감소한 1240만톤으로 줄어 후판시장의 공급과잉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폐쇄 조치로 2분기에 후판가격 하락 방어에 성공한 철강사들이 3분기에도 제품 가격 방어에 성공하거나 소폭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져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염동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사안이 향후 후판 가격 협상에서 철강사들에게 유리한 입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부진한 후판 시황과 1분기 영업적자 확대에 따른 가능성으로 단기 주가 하락 폭이 후판사 중 가장 컸던 동국제강과 절대적으로 후판 판매량이 많고 가동률 개선이 기대되는 POSCO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증권사들은 동국제강의 1분기 실적 부진과 이익 전망 하향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낮췄다. KTB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대신증권 역시 목표가를 3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깎았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