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의약품 제조기업 셀트리온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자사주 취득과 무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자 주가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오히려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11일 오후 1시32분 현재 전날 대비 가격제한폭(14.93%)까지 치솟은 4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한가 잔량도 35만여주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8일 셀트리온은 주주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지난해 4월부터 공매도 세력이 활개쳤고, 회사는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공매도 세력이 중국 임상시험 중 2명이 사망했다는 등 갖가지 악성루머를 생산, 유포해 지난달 26일 주가가 3만1800원까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판 다음 매도가격보다 싼 값에 주식을 매수해 갚는 거래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주가가 떨어져야 이익을 낼 수 있다. 예컨대 주당 1000원에 공매도를 한 투자자라면 그 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이후 해당 주식(빌린 주식)을 갚아야 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셀트리온 주가가 5월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월초와 비교해 셀트리온 주가는 현재까지 36.5% 상승하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현재 가격에 주식을 사서 갚는다고 가정하면 지난달 저점에서 공매도에 들어온 세력은 상승분 만큼을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전날까지 셀트리온의 공매도 평균가격은 3만5763원으로 현재가와 비교하면 손해율은 21.65% 정도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날 기준 셀트리온의 대차계약 잔고는 6500억원 수준이다.

대차잔고는 공매도뿐 아니라 주가연계증권(ELS)·주식워런트증권(ELW) 위험분산용으로도 사용돼 무조건 공매도 물량으로만 추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 공매도 세력과의 공개적인 대응을 밝힌 상황인 만큼 공매도 세력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주가 하락을 기대하고 공매도에 나섰다 상황 변화로 시장에서 주식을 되사 갚으려는 '숏커버링' 물량이 일시에 몰릴 경우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