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 "IAEA 회원국 관리로부터 입수한 것"

이란이 과거 핵무기 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의심받아온 핵기폭 제어시설 도면이 13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이 도면 공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이란 대표가 14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 핵 협상을 재개하기에 앞서 이뤄져 주목된다.

AP 통신은 이 도면을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추적해온 한 국가의 관리로부터 입수했으며, 이 관리는 평화적인 핵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이란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해온 IAEA 회원국 소속 관리라고 밝혔다.

이 도면은 특히 파르친 군사시설 내 핵기폭 제어실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건네준 정보에 토대를 둔 것으로, 이란의 부인에도 불구 실제 핵실험 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이 관리는 설명했다.

도면에 나타난 이란의 핵기폭 제어 탱크는 길이 18.8m, 지름 4.6m, 부피 300㎥로 진공 펌프와 압축기, 중성자 감지장치 등을 장착하고 있으며, 핵무기 실험의 충격파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AP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30km 떨어진 파르친 군사시설 내부에 핵 기폭을 제어하는 시설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까지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지냈고, 이란 문제를 맡아온 올리 하이노넨 씨는 이 도면이 매우 정확하며, 자신이 목격했던 이란 핵시설 사진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컴퓨터로 그린 이 도면의 색깔이 자신이 갖고 있는 사진의 색깔과 거의 일치한다면서 그러나 제보자의 신원 보호를 위해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핵기폭 제어 시설은 이란이 군사적 목적으로 핵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라는 점에서, 국제원자력기구는 4년 이상 파르친 기지에 대한 사찰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IAEA는 이란 측과 14일부터 빈에서 만나 본격적인 협상을 벌일 예정이며, 이번 협상에서는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핵기폭 시설에 대한 접근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