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KB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대출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해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범한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엔젤론’ 금리는 연 18~38.9%다. 이 가운데 신용등급 1등급자만 최저 금리를 적용받는다. 3등급 이하는 연 30%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저축은행 주요 이용자인 6~8등급은 연 38.9%의 이자를 내야 한다. 직장인 대출은 연 7.9~12.5%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신용등급이 5등급 이내여야 대출받을 수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해 지난 1월 영업을 시작한 신한저축은행은 최근 연 9~16%의 중금리 상품을 내놨지만 대출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실제 대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KB금융 계열 KB저축은행(옛 제일저축은행)도 구색맞추기식으로 신용대출 상품을 팔고 있지만 6~8등급 이율은 연 20%대 후반으로 책정됐다. 2월부터 영업에 들어간 하나저축은행(옛 제일2·에이스)은 아직 제대로 된 신규 대출 상품을 선보이지 못했다.

예금금리도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경우 연 4.32%가 업계 평균이지만 KB저축은행은 연 4%로 최저 수준이며, 신한저축은행은 연 4.1%다. 우리금융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연 4.2%다.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실자산 정리 작업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기존 고객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다보니 신규 고객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