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세간에 많이 알려진 베체트병은 입 속 궤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증상이 시작한다.

물론 일반적으로 입 속에 궤양이 나오거나 혓바늘이 돋는 것만으로 베체트병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다.

집안일과 직장업무 등에 피곤하면 입안에 궤양이 생기고 혓바늘이 돋는 건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증상이 되풀이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베체트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부 결절, 시력 이상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베체트병의 증상과 역사

베체트병이란 구강궤양, 생식기궤양, 눈의 염증 및 피부 병변을 주증상으로 하는 일련의 증후군이다.

안?구?생식기 증후군 또는 피부?점막?안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이 병은 1937년 터키의 피부과 의사인 훌루시 베체트(Hulusi Behcet)가 입안과 생식기 주변의 궤양, 눈의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환자를 학회에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그의 이름을 따서 베체트병으로 불리게 된다. 하지만 최초의 기술은 기원전 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 히포크라테스의 저서에 베체트병과 유사한 병을 기술한 내용이 있다.

베체트병의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다고 볼 수 있는 근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베체트병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확실한 치료법도 없다. 수치로 진단내릴 수 있는 검사법이 아직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환자 증상과 진찰 소견을 종합해 베체트병의 유무를 판단하고 있다.

◆베체트병의 진단과 치료법

최찬흠 이지스한의원 원장은 “반복적인 구강 궤양과 생식기, 눈, 피부, 과민반응 네가지 병변 중 두가지 이상이 발생할 경우 베체트병을 의심해봐야한다”며 “구내염과 구강궤양을 경험하는 사람들 중 대략 2% 정도는 베체트병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자주 입안이 허는 사람들은 진단을 꼭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베체트병의 원인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습열(濕熱), 기허(氣虛), 혈열(血熱)의 이상작용으로 분석한다. 예컨대 몸에 불필요한 열이 넘치고 그 열을 제어할 기운이 약해져 혈관이나 점막 부위에 염증과 궤양이 발생하는 것이 원인이다. 따라서 한방적 치료 또한 불필요한 열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최 원장은 “한방에서는 침, 뜸, 탕약 등을 통해 불필요하게 발생한 화열과 습기를 제거하고, 화열로 인해 손상된 골수와 진액을 보충해 몸의 순환을 정상으로 만드는데 목표를 둔다”며 “베체트병은 재발성 난치질환으로 평소에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