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이 참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 주말 막을 내린 미국 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는 전년도 챔피언 최경주(42)가 새 챔피언 매트 쿠차(미국)에게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최경주는 컷 탈락한 상태에서 시상식 때문에 이틀간 대회장을 떠나지 못하고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국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달 열린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의 지난해 우승자인 리 웨스트우드(영국)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대회 전 웨스트우드는 주최 측을 통해 불참 의사를 전달했으나 최고의 선수가 타이틀 방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던 국내 팬들은 실망했다.

17일 제주 핀크스GC에서 개막하는 SK텔레콤오픈(총상금 9억원)의 디펜딩 챔피언 커트 반스(호주)도 불참키로 했다. 주최사인 SK텔레콤 측은 “출전 선수 신청을 마감하고 난 뒤 명단에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왜 불참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반스가 일본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불참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외국인으로 국내에서 챔피언에 오른 선수는 2명 더 있다. 코오롱한국오픈에서 프로 첫승을 올린 리키 파울러(미국)와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폴 케이시(영국)다. 파울러는 최근 미국 PGA투어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다. 파울러는 지난해 15만달러가량을 받고 한국오픈에 출전했다. 코오롱 측은 “파울러의 하반기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꼭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파울러 측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금액의 초청료를 바라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파울러는 지난해 코오롱과 3년간 2차례 출전한다는 계약을 했지만 구속력은 없다.

신한동해오픈 주최사인 신한은행도 케이시의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