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저개발국 모자(母子) 보건 개선사업을 위한 기부금 10만달러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정연학 외환뉴욕파이낸셜 사장은 17일 미국 뉴욕 주재 한국총영사관에서 열린 ‘반기문 총장 성원의 밤’ 행사에서 반 총장이 주도하는 모자보건 프로젝트 ‘모든 여성, 모든 아이들’ 사업에 써달라며 10만달러를 기탁했다.

왼손에 깁스를 한 채 연설에 나선 반 총장은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어머니가 아이를 낳으러 방에 들어가실 때 댓돌에 벗어놓은 고무신을 보면서 저걸 다시 신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30년 만에 기대수명이 10년 이상 늘어난 한국의 기적을 다른 나라에서도 이루고자 하는 게 모자보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숙 주유엔대사, 김영목 뉴욕총영사 외에 캐서린 도노반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장, 데니스 스완슨 폭스뉴스 사장,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유수 언론사 편집국장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반 총장은 지난 주말 유엔 외교단 축구대회에 참가했다 넘어져 왼손을 다쳤다. 그는 “손은 브레이크(골절)됐지만 공식 일정과 행사는 하나도 브레이크(중단)하지 않고 있다”고 농담을 건네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이에 앞서 교수 채용을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은 16일 열린 ‘인천의 날’ 행사에서 반 총장을 만나 저개발국 의료사업에 써달라며 2만달러를 기부했다. 반 총장은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는 수많은 아이들이 질병과 가난에 고통받고 있다”며 “이 같은 정성이 모이면 죽어가는 수많은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