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2000명 모시고 잔치 연 골프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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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회장, 대전 최대 '경로잔치'
"외로운 분들…오늘 하루라도 웃길"
5㎏쌀 2000포대 전달…건강검진도
"외로운 분들…오늘 하루라도 웃길"
5㎏쌀 2000포대 전달…건강검진도
“2000명도 더 오셨네요. 오늘은 어르신들이 왁자지껄 한판 노는 날입니다. 하하.” 아침 봄비가 살짝 땅을 적셔놓은 17일 대전 만년동 엑스포시민광장에서는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김영찬 골프존 회장(66·사진)이 대전지역 독거노인들을 초청해 ‘사랑나눔 효잔치’를 연 자리였다.
“작년부터 이 행사를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났는지 정말 많이들 오셨어요. 오신 분들께 드릴 쌀(5㎏)을 2000포대 준비했는데 부족할 것 같아 걱정이에요.”
골프존문화재단과 대전광역시자원봉사지원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골프존 직원 15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노인들에게 전달한 쌀은 골프존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것.
김 회장은 “전 직원들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는데 두 달에 한 번씩은 ‘배고프데이 주간’을 정해놨다”며 “이 주간에는 직원들이 배고픔도 체험하고 식사비용을 적립해 둔다”고 말했다. 이날 노인들에게 전달된 쌀 2000포대는 ‘배고프데이 주간’ 적립금에 직원들이 1년간 한푼 두푼 모은 성금을 보태 마련한 것이다.
김 회장에게 독거노인 대상 초대형 경로잔치를 여는 까닭을 물었다. 그는 “양로원이나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가본 적 있나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 분들, 정말 외로운 분들”이라며 “1년에 하루만이라도 신나게 웃고 떠드는, 재미있는 날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모인 3000명에 가까운 노인들은 틀니 보수, 한방 진료, 안마 등 건강검진 서비스를 받고 국악공연, 마당놀이, 줄타기, 초청가수 설운도 씨의 공연 등을 보며 모처럼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활짝 핀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오래전 작고한 모친이 떠오른 것일까. 빡빡한 일정으로 매일 5~6시간을 자동차 안에서 보낸다는 김 회장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어떨 때는 ‘내가 왜 이러고 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그럴 때마다 어머니께서 자주 말씀하시던 말을 떠올리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어머니는 게으른 삶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죽으면 썩어 문드러질 몸뚱인데, 살아 생전 아껴서 뭣에 쓰나”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매년 5월 대전지역에서 가장 큰 경로잔치를 여는 김 회장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하다.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소외계층 후원 사업은 물론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공예 명장을 찾아 지원하는가 하면 골프 꿈나무를 선발해 교육비도 지원한다. 대전 탑립동의 골프존 본사 1층은 이벤트홀로 꾸며 인근 대덕테크노밸리 입주 기업들에게 쉼터로, 문화예술인들에게는 전시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한 중견기업이 대기업 못지않게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인 까닭이 궁금했다.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나는 어려서부터 누구를 때리는 것보다 한대 맞는 게 맘이 편했어요. 대기업에서도 한동안 근무했지만 천성적으로 ‘갑’보다 ‘을’이 편하더군요. 어머니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작년부터 이 행사를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났는지 정말 많이들 오셨어요. 오신 분들께 드릴 쌀(5㎏)을 2000포대 준비했는데 부족할 것 같아 걱정이에요.”
골프존문화재단과 대전광역시자원봉사지원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골프존 직원 15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노인들에게 전달한 쌀은 골프존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것.
김 회장은 “전 직원들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는데 두 달에 한 번씩은 ‘배고프데이 주간’을 정해놨다”며 “이 주간에는 직원들이 배고픔도 체험하고 식사비용을 적립해 둔다”고 말했다. 이날 노인들에게 전달된 쌀 2000포대는 ‘배고프데이 주간’ 적립금에 직원들이 1년간 한푼 두푼 모은 성금을 보태 마련한 것이다.
김 회장에게 독거노인 대상 초대형 경로잔치를 여는 까닭을 물었다. 그는 “양로원이나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가본 적 있나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 분들, 정말 외로운 분들”이라며 “1년에 하루만이라도 신나게 웃고 떠드는, 재미있는 날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모인 3000명에 가까운 노인들은 틀니 보수, 한방 진료, 안마 등 건강검진 서비스를 받고 국악공연, 마당놀이, 줄타기, 초청가수 설운도 씨의 공연 등을 보며 모처럼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활짝 핀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오래전 작고한 모친이 떠오른 것일까. 빡빡한 일정으로 매일 5~6시간을 자동차 안에서 보낸다는 김 회장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어떨 때는 ‘내가 왜 이러고 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그럴 때마다 어머니께서 자주 말씀하시던 말을 떠올리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어머니는 게으른 삶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죽으면 썩어 문드러질 몸뚱인데, 살아 생전 아껴서 뭣에 쓰나”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매년 5월 대전지역에서 가장 큰 경로잔치를 여는 김 회장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하다.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소외계층 후원 사업은 물론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공예 명장을 찾아 지원하는가 하면 골프 꿈나무를 선발해 교육비도 지원한다. 대전 탑립동의 골프존 본사 1층은 이벤트홀로 꾸며 인근 대덕테크노밸리 입주 기업들에게 쉼터로, 문화예술인들에게는 전시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한 중견기업이 대기업 못지않게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인 까닭이 궁금했다.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나는 어려서부터 누구를 때리는 것보다 한대 맞는 게 맘이 편했어요. 대기업에서도 한동안 근무했지만 천성적으로 ‘갑’보다 ‘을’이 편하더군요. 어머니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