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가 급락세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거나, ‘반토막’난 데 이어 유럽위기로 최근 환율이 급등세를 타면서 2분기 실적개선이 불투명해진 탓이다.

지난 18일 대한항공은 4.8% 떨어진 4만3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5.1% 하락한 614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월 전고점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이 25.0%, 아시아나항공이 26.2% 내렸다.

항공주는 최근 환율상승(원화약세)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당초 시장에서는 부진했던 1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2분기에는 항공주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들어 유가가 하락하고 국제선 여객 수요가 살아난 점도 이 같은 예상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5월 초 달러당 1128원이던 환율이 18일 1170원으로 급등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달러당 1170원대 환율은 작년 10월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증시가 폭락했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항공유 구매에 드는 비용이 증가할 뿐 아니라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 항공주에는 타격 요인이 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2009년 환율이 1300원대로 올랐을 때 내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줄었다.

반면 2010년 1150원대였을 때는 출국자 수가 25%가량 늘었다. 18일 하나투어(-5.0%) 모두투어(-4.4%) 등 여객업체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것도 이런 요인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상승폭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고 유가가 빠른 속도로 내리고 있어 항공주를 둘러싼 주변환경은 오히려 우호적이라는 전문가들도 많다.

심원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환율상승폭이 출국 수요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지는 않다”며 “1분기 배럴당 132.6달러였던 항공유 가격이 현재 120달러대로 떨어져 이익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편”이라고 말했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하락하면 대한항공의 연간 영업이익은 19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도 항공유가 10달러 하락할 때마다 영업이익은 7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대한항공이 6.8배, 아시아나항공이 6.1배로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