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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美 백악관 처럼 청와대를 시내로 옮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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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전직 대통령은 청와대를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했다. 실제 청와대는 온통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뒤편은 산이다. 대통령은 소수의 비서관으로 구성된 ‘인의 장막’에 싸여 있다. 누구도 제대로 된 직언을 하기 어려운 게 대통령이다. 자연스레 각종 회의는 대통령의 일방 지시로 끝나기 십상이다. 이른바 실세로 불리는 측근들은 대통령을 국민과 더 멀어지게 격리시킨다. 시간이 갈수록 측근의 권력은 더 막강해지고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이명박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동안 호가호위하던 측근들이 비리사건으로 철창 신세를 지는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는 모두 대통령을 국민으로부터 격리시켜 놓고 측근들이 그 권력을 대행해왔기 때문에 빚어진 문제다. 측근 권력을 해체하려면 몇 가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일단 청와대부터 시내로 옮겨보자. 대통령이 수시로 시민들과 접할 수 있고 창 밖으로 서민이 사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 백악관은 시내 한복판에 있다. 바로 옆에는 호텔과 쇼핑몰이 있고, 주변은 쇼핑 나온 시민들로 북적거린다. 백악관 내부를 관람하려면 한 차례 검문만 거치면 된다. 운이 좋으면 집무 중인 대통령의 모습을 잠깐 볼 수도 있다. 세계에서 하루에도 수천명이 백악관을 방문한다. 측근들이 대통령 주변을 둘러싸고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광경을 적어도 외형상 미국에선 볼 수 없다.

    아울러 허울뿐인 국무총리를 없애고 부통령제 신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부통령은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임기를 함께한다. 국무총리를 없애는 대신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부통령을 두자는 얘기다. 우리나라 국무총리는 정국 전환용 카드로 쓰이면서 1년이 멀다 하고 바뀌는 게 현실이다. 일회용 ‘얼굴 마담’이라는 조롱도 받는다. 부통령의 꿈은 차기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현 정부가 성공해야 하고, 이를 위해 부통령은 행정부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아울러 대통령에게 서슴없이 진실을 말할 수 있다. 국무회의 때도 장관을 나무라고 대통령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부통령의 감시가 존재하는 한 대통령 측근의 비리도 줄어들 것이다. 예산이 더 드는 것도 아니다. 현재의 국무총리 예산이면 충분하다. 국무총리 관저와 사무실을 그대로 쓰고 명패만 바꾸면 된다. 그러면서도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보완하고 측근 비리를 막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한국경제신문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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