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이란 작업 도중 손을 베는 가벼운 사고부터 건설현장, 대형 교통사고 등 중대형 사고까지 포함해 환자가 응급실을 찾게 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주로 머리나 흉부, 복부, 팔다리, 골반부터 전신에 걸쳐 복합적으로 발생해 환자를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한다.

9년 연속 최우수 응급 의료기관으로 선정된 가천대길병원(병원장 이명철)은 중증외상 환자를 위해 지난해 6월 외상외과를 개설했다. 길병원 외상외과는 모든 유형의 외상 환자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진료해 환자의 장애 정도를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 해 평균 700명의 응급 외상 환자를 비롯해 연간 8만여명의 응급 환자를 받고 있는 서해권역응급의료센터와 함께 국내 최초로 운영될 닥터헬기를 중심으로 외상 환자 치료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각오다.

이미 길병원은 외상 환자들 가운데 중증인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2009년부터 중증외상특성화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하늘 위 응급실 … 5분 내 이륙

이번에 개설한 외상외과는 기존 중증외상특성화센터 역할을 포함해 운영한다. 외상외과 세부전문의 3명, 전임의 3명을 배치했고, 외상심리지원클리닉(신경정신과)과 상시 의뢰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 야간에는 전문의 4명이 한 팀으로 구성된 당직팀이 원내에 상주해 심야 응급 외상 환자에 대해서도 신속히 치료한다. 또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을 중증외상응원전문과로 지정해 24시간 통신을 통한 협진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외상외과에서는 촌각을 다투는 중증외상 환자의 경우 30분 이내 외상 최종치료 결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명철 원장은 “외상외과의 신설로 가천대길병원은 생사를 넘나드는 중증외상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최고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8개월 간 80여명 이송

가천대길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응급의료 전용 헬기인 ‘닥터헬기’를 운영 중이다. 뇌·심장·외상 환자 등 응급 환자 이송에 필요한 장비가 장착된 헬기는 병원 인근 헬기장에 대기하다가 환자 발생 시 의사를 탑승시켜 5분 내에 환자 발생지로 날아간다. 닥터헬기는 취항 후 지금까지 약 8개월간 80여건의 응급 외상 환자를 이송했다.

의사의 동승 없이 구조 요청지로 날아갔다가 병원에 도착해 치료가 이뤄지는 소방헬기와는 달리 의사와 구조사가 출발부터 동승해 현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신속하게 응급처치가 이뤄진다. 길병원 관계자는 “닥터헬기 도입으로 가천대길병원의 응급 환자 이송 시스템은 완벽한 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섬 지역 등 의료 취약지에 있는 응급 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해 진료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