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속락했던 코스피지수가 21일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주말 주요 8개국(G8) 정상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막겠다고 밝히자 그리스 재정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진정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도 증시 반등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리스 내에서 우파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점, 유럽연합(EU) 성장성 회복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증시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유로존 탈퇴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그리스 여론은 긴축을 지지하는 쪽으로 다시 선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 실시된 지난 17일 여론 조사에서는 다음달 17일에 치러질 2차 총선에서 긴축을 지지하는 신민당이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는 설명이다. 또 긴축을 찬성하는 신민당과 사회당을 합친 예상 의석수가 164석으로 과반수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고 전했다.

오 팀장은 "최근 여론 조사가 2~3일 간격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번주 여론 조사에서 신민당의 지지율이 높아질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은 다음달 17일 총선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미리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상황이 급박해지자 그리스 여론이 기민하게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IMF)의 발언 강도가 누그러들고 있어 입장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성장성 회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오 팀장은 유럽투자은행(EIB) 자본 확충을 통한 성장성 제고 방안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헤르만 반 롬페이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00억유로를 증자할 경우 대출로 600억유로를, 공동투자 프로젝트 형태로 최대 1800억유로까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라며 "EIB를 통해 600억유로의 자금이 정부로 대출되면 재정수지 축소에 따른 경기 하강 효과를 상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EU집행위를 중심으로 경기부양책 제시가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성장제고를 위해 2000억유로규모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검토 중이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신재생 에너지 및 첨단 기술 분야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EIB 자본 확충과 함께 재정적자 감축목표 달성 1년 연기, EU기금 미집행분을 활용한 부양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 1750~1800대를 매수 시점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오 팀장은 "증시 반등 국면에서는 특정 업종과 상관없이 그동안 부진했던 경기민감주가 전체적으로 상승한 후, 점차 실적 전망에 따라 정보기술(IT), 자동차, 은행, 화학, 기계 등으로 상승 종목이 압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도 "대응 우선 순서는 업종을 불문하고 낙폭 과대주가 최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이후에는 수출주와 상품주의 여집합인 유통, 건설, 금융, 통신, 유틸리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