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주 '뜨고' 인터넷 게임주 '진다'
지난해 8월 이후 한동안 지속된 변동성 장세에서 게임주는 오히려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 덕분이었다.

그리스 문제로 5월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번 조정장에서도 게임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게임주가 한꺼번에 강세를 보였던 작년과 달리 이번엔 스마트폰용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종목만 상승하는 차이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주 전반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기보다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종목 위주로 타깃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게임주만 오른다.

최근 증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게임주는 모바일 전문 게임사인 컴투스다. 22일 코스닥시장에서 컴투스는 9.89%(2800원) 상승한 3만11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4월 이후 상승률은 62.40%에 이른다.

다른 모바일 게임주인 게임빌도 11.44%(8200원) 급등한 7만9900원으로 마감했다. 게임빌은 그리스 사태로 증시가 불안해진 5월 초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에 21.98% 올랐다.

지난달 자회사인 조이맥스를 통해 모바일 게임 개발사 피버스튜디오·링크투모로우·리니웍스 3곳을 한꺼번에 인수한 위메이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4월부터 위메이드는 19.95% 상승했다.

모바일 게임주들의 최근 강세는 기존 강자인 인터넷 게임주들이 최근 조정장에서 맥을 못 추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경쟁사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자 조만간 선보일 차기작 ‘블레이드앤소울’이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6일 장중 32만8000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이날 21만8000원(종가)까지 떨어졌다. 드래곤플라이(-25.43%) 웹젠(-5.20%) 등 모바일 게임에 특화되지 않은 다른 게임주들도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세 종목은 증시가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던 지난해 8~10월에는 1~3개월씩 돌아가면서 강세를 보였다.

◆차별화 장세의 배경

이번 조정장은 그리스의 정치불안으로 촉발되기는 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보다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게임주가 갖는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도 작년보다 덜 부각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경기회복 사이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도 최근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게임업계의 주도권이 인터넷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자 증시의 매기(買氣)도 모바일 게임주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컴투스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38억96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48.9% 늘었다. 게임빌도 52억6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1분기보다 104.8% 증가했다. 반면 인터넷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CJ E&M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각각 63.98%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모바일 게임주와 인터넷 게임주 간 차별화 장세는 한국 이외의 글로벌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 과장은 “일본 증시에서는 대표적 콘솔 게임주인 닌텐도가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는 동안 넥슨이 모바일 게임 및 중국 시장 공략 모멘텀으로 한동안 상승세를 탔다”며 “게임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모바일 게임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