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에 연일 매물 폭탄을 내놓으며 팔자를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강도를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외국인이 대규모 '팔자' 행진을 이어가는 중에도 사들인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들어 전날까지 14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며 3조217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모비스. 외국인은 1565억원을 투입해 현대모비스 주식 53만5629주를 순매수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졌다는 점이 투자포인트로 꼽혔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분기 이후 지속된 마진하락 요인들 중 일시적인 요인들은 해소되고, 외형성장도 예상보다 좋아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6%를 저점으로 점차 상승할 것"이라며 "현대차로부터 지분법이익 증가도 예상되고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크게 낮아진 밸류에이션"이라고 밝혔다.

송 애널리스트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9%와 12% 증가한 7조8000억원, 82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K9, 싼타페 등 완성차의 신차 출시로 인한 단순모듈, 핵심부품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형확대로 인한 고정비 부담완화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10.6%로 1분기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은 기아차SK하이닉스를 각각 1106억원, 1042억원 어치씩 순매수해 순매수순위 2위와 3위에 올렸다.

기아차는 K시리즈를 앞세운 자동차 판매 호조로 실적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기아차에 대해 미국에서 시장수요 회복과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판매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내수에서는 K9 출시로 평균판매단가 상승이 예상되며 유럽에서 '씨드' 신차출시로 판매 강화가 전망된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9만7000원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부터 하이닉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되고 올 3분기부터 2013년말까지 '어닝 서프라이즈'가 장시간 지속될 것"이라며 "올 2분기에는 2200억원의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했다.

외국인은 만도(464억원), 한국타이어(395억원), 현대차2우B(384억원), 현대위아(298억원) 등 자동차 관련주와 다음(426억원), KT&G(403억원), 삼성SDI(323억원) 등도 많이 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