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자산운용 회사다. 규모뿐만 아니라 수익률, 상품 개발 능력 등 모든 면에서 톱 클래스에 랭크돼 있다.

발빠른 상품 개발과 탁월한 운용능력, 탄탄한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5년 아시아 톱 클래스 운용사’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세웠다.


○국내 ‘넘버원’ 자산운용사

삼성자산운용의 5월 말 기준 운용자산(AUM) 규모는 115조원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삼성자산운용은 홍콩의 유력 금융지인 ‘아시아 애셋매니지먼트’가 2010년 상반기 기준으로 선정한 ‘아시아 유력 자산운용사’ 순위에서도 12위(AUM 758억달러)에 올랐다. 당시 국내 운용사 중 선정된 곳은 삼성자산운용이 유일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런 명성을 앞세워 해외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09년 노무라자산운용의 위탁 운용사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니코코디알증권, 중국투자공사(CIC) 등 여러 글로벌 투자기관들과 위탁 운용 계약을 맺었다. 삼성자산운용은 상품을 한층 더 다양화하고 마케팅 지역을 넓히는 방식으로 해외 고객군을 늘려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5년 아시아 톱 클래스 운용사로 도약하기 위해 박준현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수시로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마케팅 대상 국가를 미주 및 유럽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 중심 조직개편으로 거듭나

삼성자산운용은 올초 박 사장이 부임한 이후 운용 조직을 고객 중심으로 재편했다. 회사 편의에 따라 구분했던 기존 주식운용 1, 2, 3 본부 조직을 성장(growth), 핵심(core), 가치(value)본부로 나눈 것.

고객 입장에서 투자 컨셉트를 명확히 이해한 뒤 돈을 맡기도록 배려한 것이다. 동시에 각 본부의 펀드매니저들도 운용하는 펀드의 색깔을 확실히 이해한 뒤 운용하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선 총 1만개에 달하는 펀드 중 어떤 펀드가 자신의 성향과 맞을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해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며 “고객에게 최소한의 투자 ‘나침반’을 제시하는 동시에 고객들이 펀드매니저의 운용 철학을 믿고 장기 투자하는 문화를 만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 개편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3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5000억원 이상 대형사에서는 2위, 300억원 이상 운용사에서는 4위(5월18일 제로인 기준)에 오른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명확한 투자 컨셉트에 따라 펀드를 운용함으로써 장단기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가 일단 들어맞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의 명가(名家)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5월 말 현재 ETF 전체 순자산 10조9000억원의 55%에 해당하는 6조원가량이 삼성자산운용이 개발한 ETF 몫이다.

지난 10여년간 끊임없는 상품 개발과 마케팅 활동을 통해 거둔 성과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많은 운용사들이 ETF 시장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도 꿋꿋하게 ETF에 투자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상품 개발 및 해외 상장을 통해 업계 리더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2009년 9월 인버스ETF, 2010년 2월 레버리지 ETF를 각각 선보여 파생 ETF 투자시대를 연 것도 삼성자산운용이다.

덕분에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후 금, 원유는 물론 콩, 구리 등을 다루는 원자재 ETF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 코리아 ETF를 출시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 ETF에 조금 더 편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태국 ETF 시장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는가 하면, KODEX200 ETF를 일본 증시에 상장시키기도 했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KODEX ETF를 통해 완벽한 자산 배분이 가능한 상품을 개발하는 게 회사의 최대 목표”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ETF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