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산운용업계의 롱런 3할 타자’로 통한다. 단기 고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적인 운용 원칙을 지키며 장기간 꾸준히 수익을 낸다는 의미다.

한국운용은 리서치 부서에서 유망 종목을 발굴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펀드매니저들이 이를 토대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다시 한번 추려내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또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위험을 관리하고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을 추구한다. 한국운용이 1974년 설립 이래 38년간 자산운용업계 정상권을 유지해온 비결이다.


○‘삼성그룹 펀드’ 앞세워 지속 성장

한국운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해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로 이어진 자산시장의 급변동 과정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며 업계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2007년 5월 4조3000억원이던 한국운용의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5년 후인 현재 10조3000억원으로 2.4배로 증가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2위 규모다.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포함한 전체 운용자산은 20조3000억원으로 업계 5위다.

‘한국투자 삼성그룹 적립식’ ‘한국투자 네비게이터’ ‘한국투자 한국의 힘’ 3대 펀드가 한국운용을 이끄는 견인차다. 이 중에서도 삼성그룹 계열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 삼성그룹 적립식 펀드는 2004년 첫선을 보인 이래 펀드 투자자들의 필수 가입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전국 61개 금융회사 지점에서 판매해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세장과 약세장이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매년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유지한 것이 인기 비결이다. 지난 22일 기준 총 설정 규모는 4조5097억원이다.

한국투자 삼성그룹 적립식펀드 중 가장 먼저 설정된 ‘삼성그룹 적립식1호(C1)’는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이 269.53%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수익률도 69.91%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55.69%보다 높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공략 강화

한국운용 펀드 중에는 설정액 1조원 이상인 이른바 ‘1조 클럽’ 펀드가 4개나 된다.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다. ‘삼성그룹 적립식펀드’에 이어 ‘한국투자 네비게이터’와 ‘한국의 힘’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환매가 일어났지만 이들 3개 펀드에는 자금이 들어왔다. 이달 들어서만 ‘네비게이터’에 872억원이 순유입됐고 ‘한국의 힘’과 ‘삼성그룹 적립식펀드’에 각각 505억원과 25억원이 들어왔다.

한국운용은 대표 펀드들의 성과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한국투자 패스파인더 펀드’ ‘한국투자 마이스터 펀드’ 등 장기 성과가 검증된 펀드 중심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벌여 국내 주식형 펀드 운용 규모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황의상 한국운용 리테일영업본부 부장은 “올 들어 고객 대상 투자 설명회와 세미나를 300회 이상 개최해 시장 상황과 펀드 운용 성과 및 전략을 설명했다”며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철저한 사후관리와 고객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운용은 최근엔 ETF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5위권으로 평가받는 ETF 브랜드 ‘KINDEX’를 연내 3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로고 및 전용 홈페이지(www.kindexetf.com) 개발을 완료했다. 아울러 주요 판매채널을 통해 ‘KINDEX’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적극 진행할 계획이다.

심재환 한국운용 시스템운용부문 부장은 “시장 변동성이 높아져 ETF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며 “퀀트 전략을 가미한 경쟁력 있는 신상품을 출시해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 강화

한국운용은 다양한 고객 수요와 증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플러스 알파(α)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재간접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글로벌오퍼튜니티 증권펀드’를 출시한 데 이어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한국투자 글로벌타겟리턴 증권펀드’, 달러표시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이머징마켓 채권펀드’, 미국과 유럽의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베어링하이일드 채권펀드’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한국투자 글로벌타겟리턴펀드’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연환산 수익률 9%대를 유지하며 시장 흐름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한다는 운용 목표를 지켜나가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