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發) 경제위기와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 중이다. 이 덕분에 항공주(株)와 여행주가 반등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도래해 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 역시 반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24일 오전10시37분 현재 전날보다 2.61% 오른 4만51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1.57% 뛴 6480원을 기록 중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전날보다 각각 2.67%와 2.38%의 주가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항공주는 지난 27일부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지속 중이고, 여행주도 항공주와 연동해 움직이고 있다.

이들 항공주와 여행주를 연일 매수 중인 주체는 기관이며, 외국인은 특히 아시아나항공을 8거래일 만에 이날 장중 재매입에 나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일단 항공주의 단기 모멘텀(상승동력)은 국제유가 급락 소식으로 풀이된다.

23일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95달러(2.1%) 내린 배럴당 89.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0월 21일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문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회의를 시작했으나,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국제유가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이 매주 원유 재고를 늘리고 있다는 소식도 유가하락을 부추겼다.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온 점은 중기적으로 항공·여행주에 긍정적이다. 특히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어 국내 여행 매출 성장도 예상되고 있다.

강신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늘어나는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에 대한 인바운드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나투어는 2012년까지 약 1000개의 객실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선적으로 현재 본사 앞 건물을 리뉴얼해 10월 오픈할 계획(260개의 객실)"이라며 "향후 추가적으로 2~3개의 호텔을 더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투어는 제주 로베로 호텔(객실 수 133개)을 지난 4월에 인수해 영업 중에 있으며 8월 종로 아벤트리 호텔(객실 수 155개)을 오픈할 예정"이라며 "국내 입국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내 여행사들은 모두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본적으로 출국자 수가 증가추세에 있어 업황 자체가 주가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강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소득 증가, 평균 수명 증가, 여가시간 증가, 가구 당 사교육비 비중 감소 등은 향후 여행산업의 지속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