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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라서 2년 동안 '400억' 번 대박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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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분위기의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이른바 ‘작전’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증권선물위원회가 밝힌 주가조작의 사례를 보면 인터넷 카페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일가족이 모여 주가조작으로 400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간 큰 패밀리’까지 등장하는 등 수법과 규모가 더 다양하고 치밀해져 가고 있다.

    이들 간 큰 패밀리가 시세조작에 사용한 수법은 주가조작의 ‘총집합’이라고 할 만하다. 시세조작의 전력자 A 씨는 2010년 초 주가조작을 위해 5명을 불러 모았다. 이들은 모두 A 씨가 믿을 만한 인물들이었다. A 씨는 자신이 주식에 손을 대면 금감원의 감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면모를 보면 A 씨의 누나, A 씨의 사촌동생과 그의 친구, A 씨의 친구와 그의 남편 등 모두 ‘특수 관계인’들이다.

    ‘간 큰 패밀리’는 올해 초까지 모처의 빌라를 빌려 사무실을 차리고 무려 52개 회사 주식의 시세조작을 공모했다. 이들은 매일 오전 7시쯤 모여 당일 시세조작할 종목을 정하고 매매 시기를 논의했다. 이들에겐 하나의 원칙이 있었다, 공모 세력이 파악되지 않도록 인터넷 전용 라인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로 간에는 자금 이체를 절대 하지 않는 것이었다. A 씨는 감독 기관의 감시가 있을 수 있으니 자기 명의의 계좌를 절대 이용하지 않았다. 대신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인 누나의 계좌를 매매했다.

    무려 52개 회사의 주식 시세조작

    이들이 노린 52개 종목의 특징은 확실했다. 개미들을 유인하기 좋은 테마주 그리고 유동성이 풍부한 중소형주였다.

    타깃이 정해지면 행동에 옮길 차례. 이들이 사용한 방법은 인위적으로 상한가를 만드는 것이었다. 목표가 된 종목이 상한가에서 2~9호가 아래에 있을 때 대량의 상한가 내지 고가 매수 주문을 한꺼번에 내 매도 호가 잔량을 모두 소화하면서 인위적으로 상한가를 만들었다. 또 매도 물량이 전혀 없어 매매가 체결될 가능성이 없을 때 대량의 상한가 허위 매수 주문을 내 매수세가 계속 몰리는 것처럼 만드는 것과 동시에 상한가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들은 또 시간외 시장이나 시가 단일가 매매 시간을 적극 활용했다. 시간외 시장에서는 매도 물량이 없더라도 대량의 매수 주문을 제출했고 시가 단일가 매매 시간에는 전일 종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고가 매수 주문을 냈다.

    시간외 시장은 장 종료 후인 오후 3시부터 4시 그리고 장 개시 전인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열리는 시장이다. 오후 시간외 시장에는 당일 종가 가격으로 매매가 이뤄지고 오전 시간외 시장에는 전일 종가 가격으로 매매가 이뤄진다. 시간외 단일가 시장은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리는 시장으로 상하 5% 가격 범위 내에서 약 30분 단위로 단일가 매매가 이뤄지는 시장이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고가 매수를 하며 거래량을 늘려가자 많은 개미들은 ‘뭔가 있다’고 생각하며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러면 이들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개미들에게 전량 떠넘겼다. 또 개미들의 매수세가 주춤하면 다시 한 번 위와 같은 ‘작전’을 시작했다.

    이런 방식으로 A 씨 등이 벌어들인 돈은 무려 408억 원에 달한다. 2010년 12월부터 이런 작업을 시작해 2012년 2월 당국에 적발되기까지 하루 평균 2억 원씩 ‘꿀꺽’했다.

    부당이득이 큰 만큼 이들이 했던 ‘작전 내용’도 화려했다. A 씨 등은 이 기간 동안 52개 종목에 통정매매 142회, 고가 매수 주문 6318회, 물량 소진 주문 3093회, 허위 매수 주문 3328회 등 총 1만2881회의 시세조작 주문을 냈다. 금액으로 치면 총 매수 주문 금액은 2조9869억 원에 달한다. 이들은 하루에 최대 700억 원의 주문을 냈다. 또 이들이 총 매수한 금액은 9395억 원에 달한다. 하루 최대 235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기도 했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이들이 대상으로 삼고 2011년 12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작전을 벌였던 ‘XX기업’의 사례를 따져보자.

    1단계 작전은 ‘상한가 만들기’다. A 씨 등은 오후 12시 54분쯤 매도세가 우위(매도 8만7613주, 매수 2만2963주)이고 현재가 5만2900원인 호가 상황에서 상한가 매수 주문을 내 그날 최초의 상한가인 5만3900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하자 2시 21분쯤까지 추가 상한가 매수 주문을 내 상한가를 유지했다. 이들의 매수 수량은 31만1911주(167억 원)로 시장 전체 거래량 대비 37%에 달하는 물량이다.

    2단계 작전은 오후 2시 28분부터 오후 5시 59분까지 벌어지는 ‘매수세 포장 및 매수 물량 소진’ 작전이다. 주가가 상한가에 도달하자 매도 호가 잔량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A 씨 등은 장중 허위 매수 주문(수량 16만4012주, 금액 88억 원)을 제출해 아직도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처럼 꾸민다.

    여기에 한 발 나아가 시간외 종가 시간대에 추가로 대량의 허위 매수 주문(수량 31만2636주, 금액168억 원)을 더 ‘지른다’. 이를 통해 개미들을 속이는 한편 간혹 나오는 매도 물량(4만8571주, 26억 원)을 실제로 사들이면서 상한가 매수 대기 잔량이 정규 시장이 끝난 다음에도 계속 쌓여 있는 모습을 만든다.


    서너 번 걸친 작전, ‘확신’하게 만들어

    3단계 작전은 다음날에도 이어진다. 2단계 작전을 통해 매수세를 연출했다면 이를 더욱더 강화하는 것이다. A 씨 등은 장 개시 전 시간외 시장(오전 7시 30분~8시 30분)에서 상한가로 끝난 전날 종가(5만3900원)로 대량의 매수 주문(수량 9만8000주, 금액 52억 원, 시장 전체 71%)을 내 개미들에게 다시 한 번 강한 매수 대기 세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또 8시 30분부터 9시 사이에 이뤄지는 동시호가에 전일 종가(5만3900원)보다 높은 가격(5만8000~6만1700원)으로 매수 주문(수량 5만798주, 금액 29억 원)을 제출해 예상 체결 가격을 높여 다른 투자자들에게 ‘주가가 상승할 것 같은 예감’을 만들어 낸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들은 이 시기에 냈던 주문을 장 시작 전 전량 취소했다.

    4단계는 작전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이들은 9시부터 10시 18분까지 약 1시간 20분 동안 그간 가지고 있던 보유 주식 209억 원어치를 전량 매도한다. 이들의 매도가 시작된 가격은 5만6000원, 이들이 매도를 마무리한 가격은 5만9500원이었다. 불과 하루 전 이 회사의 주가가 5만2900원에 불과했다는 것을 따져본다면 이틀간의 간단한 ‘작전’으로 19억 원의 이득을 낸 것이다.

    이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한 증권선물위원회 관계자는 “풍문 등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추종 매수하면 주가 하락으로 예기치 않은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상한가에 진입했거나 상한가 매수 잔량이 많은 종목은 특별히 매매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혼자 작전 벌인 B 씨 사례는
    ‘단주 주문’으로 각개전투 … 석 달 만에 2억 원 부당이득

    A씨 등이 끈끈한 혈연 관계 등으로 뭉친 집단 체제로 시세를 움직였다면 B 씨 등 3명의 주가조작 혐의자들은 ‘각개전투’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B 씨 등이 활용한 방법은‘단주 주문’이었다.

    B 씨 등은 매일 여러 개의 테마주 종목을 순차적으로 옮겨가며 종목당 평균 5분 내외의 초단기 매매를 반복하며 3단계에 걸쳐 개미 투자자들을 홀렸다. 첫 단계는 주식 선주문이다. 특정 계좌(1번 계좌)에서 현재가 또는 직전가 대비 1호가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선매수한다. 두 번째 단계는 시장가 단주 주문이다. 선주문한 계좌와 다른 계좌(2번 계좌)에서 1초 단위로 1주 또는 10주씩 수백 번의 사장 또는 상한가 매매 주문을 제출하고 양 계좌(1번 계좌와 2번 계좌) 간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가장매매해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주가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렸다.

    3단계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며 일시적으로 주가가 올라가면 앞서 주식을 사들인 계좌(1번 계좌)에서 매수한 주식을 한꺼번에 팔아치워 적발된 B 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2011년 9월부터 넉 달 동안 2억2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채겼다. B 씨 외의 다른 두 명도 가각 비슷한 수법으로 4600만 원, 2200만 원을 챙겼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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