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2007년 랠리는 중국 관련 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 철강, 화학, 정유, 기계 관련주들이 주도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 이들 업종의 대표주들은 수백~수천%의 상승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는 이 기간 소외됐다.

당시 중국은 한국이 겪었던 외환위기를 거울 삼아 채권 차입보다는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장설비를 늘리는 데 힘썼다. 인프라에 묶인 해외자본들은 점차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것이 현재 진행 중인 금융위기의 원인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중국은 이제 과잉 설비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은 임금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수출 쪽에서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전체적인 경제 성장률에 비상이 걸렸다. 원자바오 총리 등이 잇달아 경기부양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이 필요한 섹터는 제외될 수밖에 없다. 최근 발표한 철도 부양책, 상하이 첨단산업육성책 등은 중복이나 과잉없는 분야만 부양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부양의 핵심은 소비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미국도 최근 고용이 개선되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자동차 판매 증가 등으로 소비를 중심으로 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에서 소비로 대세의 축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의 소비 사이클은 향후 주도업종과 테마에 순차적으로 강세흐름을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크게는 IT와 자동차가 소비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이다.

지금은 유럽 침체로 IT와 자동차 대형주들의 시세가 둔화된 상태다. 지수가 상승 전환할 때까지는 대형주보다 중소형 섹터에서 실적이 좋아지고 경기방어적 성격을 갖춘 소비 관련 업종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소비 관련 업종으로는 화장품, 음식료, 의류패션, 여행레저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업종은 중소형주들이 대부분이어서 지수의 저점 만들기 과정에서도 비교적 강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대표적인 소비 관련 수혜주로는 호텔신라, 에이블씨엔씨, 대상, 영원무역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꽤 올랐지만 대세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중소형 규모에 성장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호텔신라는 인천공항면세점뿐 아니라 해외 주요 공항 면세점사업에 뛰어들고 있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수혜주로서 장기적 관점에서 매력적인 주식이다. 영원무역은 국내에서 검증된 브랜드파워와 실적을 바탕으로 의류패션업종 내 성장세가 돋보인다. 대상은 일본지진 이후 역내시장에서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화장품 관련주인 에이블씨엔씨는 추세적인 성장세에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완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