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증시 조정기에 손실 방어를 위해 가입해볼 만한 상품으로 전문가들은 주가연계증권(ELS)·상장지수펀드(ETF)·자산배분형펀드 ‘3총사’를 가장 많이 꼽는다.

이들은 상승장에서 액티브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조정장에서는 손실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다양한 투자전략 구사가 가능해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들 상품의 손실위험이 액티브 일반 주식형에 비해 낮다고는 하지만 0%는 아니다”며 “분산투자를 통해 손실위험을 한번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손실장에서 뜨는 3총사

3총사 가운데서도 요즘 재테크 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금융투자상품을 한 가지 꼽으라면 ELS다. “요즘 투자자들이 먼저 와서 가입하고 싶다고 말하는 금융투자상품은 ELS밖에 없다”(한상언 신한은행 투자상품부 팀장)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 ELS 발행액은 4조8466억원이었다. 전달(5조5206억원)보다는 6740억원 줄어들었지만 지난 1월의 2조7569억원보다는 75.79%나 늘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변동성이 커진 지난해 9월 1조7000억원대로 떨어졌던 ELS 발행 규모는 올초 증시가 급등한 데 힘입어 2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3월에 비해 4월에는 특정 유형의 ELS 발행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쏠림’ 현상이 완화돼 건전성 측면에서도 양호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체 발행액 가운데 원금 보장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33%로, 20% 밑으로 떨어졌던 3월에 비해 높아졌다.

ETF의 인기도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분산투자 효과가 뛰어난데다 인버스ETF를 활용한 리스크 회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KODEX200 ETF가 지난 24일까지 기관 순매수 3위(2397억원)에 오를 정도로 ETF에 대한 기관들의 선호도가 높다.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흐름과 반대로 결정되는 KODEX인버스도 기관들이 1117억원어치를 사들여 7위에 올랐다.

자산배분형 펀드 역시 미리 정해진 약속에 따라 증시변동에 맞춰 자산별 투자비율이 결정돼 손실방어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한국투자증권이 ‘주력’상품으로 밀고 있는 ‘글로벌타겟리턴펀드’의 경우 국내외 주식뿐 아니라 원자재 채권 외환 등에 분산투자해 조정장에서 손실방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들어 자산배분형 펀드가 포함된 주식형혼합의 설정액은 839억원 증가했다.

◆분산투자로 손실방어 극대화

이들 투자상품은 자체로도 손실방어 역량이 뛰어난 상품들이다. 그러나 이들 상품에 투자할 때도 여러 종류의 상품에 분산투자해 한번 더 안전장치를 마련해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ELS는 손실위험이 낮은 상품이기는 하지만, 특정 유형에 ‘몰빵’을 하면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다양한 종류의 기초자산과 만기구조를 가진 ELS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규용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2008년과 지난해 두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ELS에 투자하는 부자고객들도 상당히 신중해졌다”며 “요즘은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꼼꼼하게 따져 분산투자하는 것은 기본이고 6개월에 한 번 찾아오는 수익 실현 기회를 3~4개월로 줄인 상품, 지수형·종목형, 원금 보장형·비보장형 ELS 등에 다양하게 투자해 손실 위험을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ETF 역시 코스피지수가 하락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인버스ETF와 다양한 섹터ETF에 분산투자해 손실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 ETF에 대한 분산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개미’투자자라면, ETF에 투자하는 랩 어카운트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ETF랩은 시장 전문가들이 시장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시장 수익률 이상을 추구한다. 증권사들은 최근 앞다퉈 다양한 ETF랩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KODEX200과 KODEX섹터ETF 등을 시장 상황에 맞게 최적화한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시장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대신ETF랩’을 지난달 내놨다. 한국투자증권도 ‘아임유 ETF 적립식 랩’을 출시했다. 대표지수 ETF로 50% 이상 구성해 안정적으로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면서 저평가된 섹터ETF를 발굴, 추가수익을 내는 게 목표다. 적립형 상품은 매달 높은 수익이 전망되는 섹터들을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조절, 적립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