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의 주가는 2008년 말 18만2500원이었다. 최근 주가는 87만원(25일 기준)이다. 3년 반 동안 5배 가까이 뛰었다. 물론 이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지는 때였다. 상당수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오리온은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기업 중 하나다. 오리온 주가가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핵심 동력은 중국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내수시장은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았다. 오리온은 국내 기업 중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오리온은 올 들어 주가가 30% 가까이 급등했다. FTSE지수에 편입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전히 오리온의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올 하반기 이익 모멘텀이 돋보인다. 신영증권은 오리온의 하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9.6%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의 원동력은 중국 제과사업이다. 중국 제과시장 규모는 약 24조원으로 한국의 8배에 달한다. 오리온 중국의 외형이 지금의 3배로 불어나더라도 중국 시장 점유율은 8.8%에 불과하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오리온의 중국 제과사업은 올 1분기를 기점으로 국내 제과 외형을 넘어섰다”며 “외형과 이익의 증가폭도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도 선전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오리온은 베트남 러시아 일본에서도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리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을 핵심으로 한 해외부문의 성장모멘텀이 강력하긴 하지만 최근 몇년간의 주가 상승으로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오리온은 향후 3년간 순이익이 연평균 30%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동종 업체에 비해 월등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런 기대는 주가수익비율(PER) 34.5배에 거래되고 있는 현재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오리온의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로 신영증권은 105만원, 대우증권은 108만원을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보다 조금 낮은 96만원을 예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