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재배를 돕는 앱을 만들기로 정한 것은 ‘아프리카 아이들이 진흙으로 만든 쿠키를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땅콩을 구호식품으로 보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6세 이상 전 세계 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이매진컵 2012’의 메트로스타일앱 부문에서 입상한 톡톡(TokTok)팀의 김원준 씨(26·경희대 컴퓨터공학과)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화를 가르쳐주는 앱을 만들어 볼까도 생각했지만 굶어죽지 않기 위해 진흙까지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주제를 바꿨다”고 말했다.

톡톡팀은 MSP(마이크로소프트 학생 파트너) 프로그램에서 만나 활동해온 친구들로 김씨와 김주아(21·동덕여대 컴퓨터학과) 김지현(21·성균관대 디자인학과) 문정기 씨(20·인하대 컴퓨터정보공학부)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이 팀은 전 세계에서 뽑힌 3개팀 가운데 하나에 들어 오는 7월 호주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톡톡팀은 이 대회에서 컴퓨터나 모바일기기 등에서 쓰이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인 ‘해피넛’을 내놓았다. 땅콩을 체계적으로 재배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주제’를 찾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주아 양(21)은 “청각장애인 앱을 포함해 여러 가지 주제를 검토했고 계속 바꿔야 했다”며 “해결이 꼭 필요한 난제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획 의도를 살려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다 보니 손품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사용자들에게 특정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지를 일일이 살펴봐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밤을 새우고 합숙해야 하는 일도 많았다. 인천과 경기 일산 등 서로 사는 곳이 떨어져 있어 한자리에 모이기가 힘들었던 톡톡팀은 ‘이매진컵 2012’에 참여했던 또 다른 팀인 ‘비비빅’과 함께 서울 역삼동에 한 달간 방을 얻어 개발 작업에 매진하기도 했다. 그 결과 나온 앱 해피넛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김지현 씨는 “기획과 개발, 디자인 등 서로 다른 분야의 능력을 갖고 있는 팀원들이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달린 것이 가장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