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늘어나는 1인 가구…주택·가전도 '미니 시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 1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 분석
고령화 속도 갈수록 빨라져…1인 가구, 자기 계발에 관심
소량포장·소형제품 중심…기업 마케팅 전략 변화
고령화 속도 갈수록 빨라져…1인 가구, 자기 계발에 관심
소량포장·소형제품 중심…기업 마케팅 전략 변화
<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0년 한국의 출산율은 1.22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대수명은 1983년 67.4세에서 2008년 79.8세로 18.4%의 증가율을 보이며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늦게 시작됐지만, 고령인구 비율이 7%인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인구비율 20% 인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데 26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인구의 고령화로 가구주의 나이가 65세 이상인 고령가구 수도 증가하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 1인 가구 수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 10년간 2.8%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데 70년 이상 걸리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전체 1인 가구 비중은 일반 가구 중에서 23.9%를 차지하고 있다. 1995년 12.7%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울의 1인 가구 수도 크게 증가했다. 95년 12.9%에서 2010년에 24.4%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살고 있는 4가구 중 1가구가 독신으로 살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0~2035년 장래가구추계보고서’에서는 올해 1인 가구 비율이 25.3%, 2035년에는 34.3%로 충격적인 가족해체를 예고하기도 했다.
○자기계발과 편리한 생활에 관심
우리나라 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1인가구 수가 우리보다 많다. 본격적인 1인가구시대를 맞아 일본 1인가구와의 라이프스타일을 비교해보면 한국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1인가구는 비자발적이고 일시적인 가구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한국의 1인가구는 물질과 재테크에 관심이 높고 일본은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 의지가 강하고 취미나 여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인가구는 자신을 가꾸고 표현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성향이 있어 패션, 브랜드 상품 구입을 중시했다. 실용적인 패션을 좋아하는 일본의 1인가구와는 달리 한국은 편리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편이어서 소포장 식품, 반조리 식품 등을 선호한다.
10년 이상 혼자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일본의 경우 취미 등의 노후 활동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노후준비에 소극적인 우리나라의 1인가구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1인 가구에 맞는 정부정책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에 맞춰 정부에서도 새로운 제도와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1~2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형주택과 저렴한 주택을 확대하기 위해 2009년 주택법에 도시형생활주택 개념을 도입했다. 2010년에는 준주택 개념을 도입, 오피스텔과 고시원, 노인복지주택 등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사실상 주거기능을 제공하는 주거유형들이 주택정책에 포함됐다.
주택공급시장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비롯한 소형주택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소득이 낮고 자산축적 정도가 낮은 1인 가구가 주택을 장만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인구가 집중적으로 밀집돼 있는 서울의 경우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으로 소형 주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중대형 위주의 아파트가 주로 건설되고 있다. 실제로 1인가구를 위한 주거는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같은 열악한 대체주거형태로 소화되고 있다. 이 밖에도 주거기능을 담당하는 다양한 유형들이 주택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 1인가구 주거의 질은 낮아 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국에 약 30만가구의 소형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숙사형, 원룸형 등 1인가구의 스타일에 맞는 주택을 짓는다는 것. 소형주택은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의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에 집중 건설될 예정이다.
○소량포장, 소형제품이 대세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주택, 식품, 여가활동, 서비스 등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1인 가구 수가 급증하는 만큼 시장 잠재력도 크다. 정부의 소형주택 건설계획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도 소형주택 건설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1인가구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롯데캐슬 미니를 짓겠다고 발표했고,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은 차별화시킨 소형아파트 건설을 놓고 고민 중이다.
식품업계와 가전업계가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1인 가구에 맞는 미니제품뿐만 아니라 소량 포장된 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 오븐, 밥솥, 프라이팬, 식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소용량 맥주 등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상품들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가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수납기능이 강화된 가구와 다기능성 복합가구, 컬러풀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제품들이 인기다. 경제력을 갖춘 젊은 1인가구를 위한 원룸형 아파트도 등장했다. 전등 갈기, 청소, 세탁, 택배 관리, 아침식사 배달, 임대료 관리 등 입주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배려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상품 나와
가볍게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바 스타일의 고깃집, 혼자서도 쑥스럽지 않게 자리를 배치한 스테이크 전문점, 소용량제품 전문매장, 동전투입형 자판기 빨래방 등 싱글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체들도 등장했다. 공연업계는 여가를 즐기는 싱글들에게 공연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여행업계는 혼자 떠나기 좋은 여행상품, 보험업계는 개인 보장이 강화된 보험상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0년 한국의 출산율은 1.22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대수명은 1983년 67.4세에서 2008년 79.8세로 18.4%의 증가율을 보이며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늦게 시작됐지만, 고령인구 비율이 7%인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인구비율 20% 인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데 26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인구의 고령화로 가구주의 나이가 65세 이상인 고령가구 수도 증가하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 1인 가구 수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 10년간 2.8%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데 70년 이상 걸리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전체 1인 가구 비중은 일반 가구 중에서 23.9%를 차지하고 있다. 1995년 12.7%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울의 1인 가구 수도 크게 증가했다. 95년 12.9%에서 2010년에 24.4%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살고 있는 4가구 중 1가구가 독신으로 살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0~2035년 장래가구추계보고서’에서는 올해 1인 가구 비율이 25.3%, 2035년에는 34.3%로 충격적인 가족해체를 예고하기도 했다.
○자기계발과 편리한 생활에 관심
우리나라 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1인가구 수가 우리보다 많다. 본격적인 1인가구시대를 맞아 일본 1인가구와의 라이프스타일을 비교해보면 한국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1인가구는 비자발적이고 일시적인 가구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한국의 1인가구는 물질과 재테크에 관심이 높고 일본은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 의지가 강하고 취미나 여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인가구는 자신을 가꾸고 표현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성향이 있어 패션, 브랜드 상품 구입을 중시했다. 실용적인 패션을 좋아하는 일본의 1인가구와는 달리 한국은 편리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편이어서 소포장 식품, 반조리 식품 등을 선호한다.
10년 이상 혼자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일본의 경우 취미 등의 노후 활동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노후준비에 소극적인 우리나라의 1인가구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1인 가구에 맞는 정부정책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에 맞춰 정부에서도 새로운 제도와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1~2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형주택과 저렴한 주택을 확대하기 위해 2009년 주택법에 도시형생활주택 개념을 도입했다. 2010년에는 준주택 개념을 도입, 오피스텔과 고시원, 노인복지주택 등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사실상 주거기능을 제공하는 주거유형들이 주택정책에 포함됐다.
주택공급시장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비롯한 소형주택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소득이 낮고 자산축적 정도가 낮은 1인 가구가 주택을 장만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인구가 집중적으로 밀집돼 있는 서울의 경우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으로 소형 주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중대형 위주의 아파트가 주로 건설되고 있다. 실제로 1인가구를 위한 주거는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같은 열악한 대체주거형태로 소화되고 있다. 이 밖에도 주거기능을 담당하는 다양한 유형들이 주택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 1인가구 주거의 질은 낮아 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국에 약 30만가구의 소형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숙사형, 원룸형 등 1인가구의 스타일에 맞는 주택을 짓는다는 것. 소형주택은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의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에 집중 건설될 예정이다.
○소량포장, 소형제품이 대세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주택, 식품, 여가활동, 서비스 등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1인 가구 수가 급증하는 만큼 시장 잠재력도 크다. 정부의 소형주택 건설계획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도 소형주택 건설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1인가구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롯데캐슬 미니를 짓겠다고 발표했고,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은 차별화시킨 소형아파트 건설을 놓고 고민 중이다.
식품업계와 가전업계가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1인 가구에 맞는 미니제품뿐만 아니라 소량 포장된 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 오븐, 밥솥, 프라이팬, 식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소용량 맥주 등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상품들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가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수납기능이 강화된 가구와 다기능성 복합가구, 컬러풀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제품들이 인기다. 경제력을 갖춘 젊은 1인가구를 위한 원룸형 아파트도 등장했다. 전등 갈기, 청소, 세탁, 택배 관리, 아침식사 배달, 임대료 관리 등 입주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배려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상품 나와
가볍게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바 스타일의 고깃집, 혼자서도 쑥스럽지 않게 자리를 배치한 스테이크 전문점, 소용량제품 전문매장, 동전투입형 자판기 빨래방 등 싱글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체들도 등장했다. 공연업계는 여가를 즐기는 싱글들에게 공연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여행업계는 혼자 떠나기 좋은 여행상품, 보험업계는 개인 보장이 강화된 보험상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