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동 현장으로 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찹니다. 후배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빨리 전수해야겠다는 마음뿐입니다.”

‘2012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통해 플랜트배관 및 기계설비 전문업체 백석엔지니어링에 재취업한 전명섭 씨(63·사진)는 “환갑을 넘은 나이지만 마음만은 늘 중동 건설현장의 쏟아지는 태양만큼 뜨겁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씨는 다음달 5일부터 이란의 ‘아시루에’ 플랜트 현장에서 인력관리 등을 담당하는 중간관리자로 일하기 위해 12년 만에 다시 중동으로 떠날 예정이다.

1990년 현대건설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전씨는 10년간 국내외 건설현장을 누빈 배관시공 분야 전문가다. 특히 1999년부터 1년여 아랍에미리트의 ‘아삽’ 및 이란의 ‘사우스파’ 가스플랜트 건설에 참여했고, 홍콩의 컨테이너 항만터미널 현장에서도 일했다. 2000년 퇴사 후 서점과 미술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전씨는 “제2의 중동 붐이 일고 있는데 정작 숙련된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재취업에 나섰지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며 “이번 박람회에 마련된 ‘중동 전용관’을 통해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계약이지만 힘과 능력이 닿는 데까지 일하고 싶다”며 “열사의 땅에서 한국인의 우수성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