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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택선 교수의 생생 경제] (36) 가계부채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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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경제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 연속 하향 조정해 3.3%로 낮추고, 이 같은 조정의 근거로 대외여건 악화와 함께 가계부채를 거론하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그 규모가 급증하면서 많은 우려를 낳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911조9000억원으로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다행히 지난 1분기 가계부채 규모는 5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안도할 일만도 아니다.

    우선 가계부채가 줄어든 것은 계절적 요인이 크다. 대체로 1분기에는 가계가 연말과 설 상여금 등을 받는 까닭에 자금 수요 자체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는 가계대출은 늘었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더구나 가계부채의 한 축인 판매신용 감소는 소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마냥 반길 수만도 없는 처지다.

    가계부채 규모도 규모지만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 4월 중 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올 들어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2006년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는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돈을 빌려서 잘 운용함으로써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높은 수익까지는 아니더라도 필요할 때 빌려 쓰고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면 이 또한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경제 상황에 따라서 가계부채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소득이 감소하는 경우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소득을 줄이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더구나 경기침체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 현상이 발생하면 실질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에 소비는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든다. 실질부채가 증가하면 채무자에게서 채권자에게로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는데 이는 한계소비성향이 큰 집단에서 한계소비성향이 작은 집단으로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는 것이므로 소비를 더욱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1929년 대공황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분석 가운데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과 내구재의 할부구매로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물가가 하락하며 위에서 지적한 효과들이 나타나 소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물가가 하락할 정도의 경기침체가 발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9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경제학 tsroh@hufs.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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