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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포인트] 중소기업이 강해야 일자리도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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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배분 시 중점을 둬야 할 분야의 하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강화다. 우리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30% 정도이고 기술수준도 세계 최고 대비 75%에서 정체돼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꼽는 중소기업 R&D의 어려움은 연구개발 자금의 부족, 우수 연구인력 확보 애로 및 사업화 후의 기술료 납부 부담 등으로 집약된다. 우선 필요한 게 중소기업 지원 R&D 예산의 확대다. 2010년 기준 국가 R&D예산의 12%가 중소기업에 지원되고 있다. 대기업 지원은 9%다. 하지만 경쟁률이 3 대 1을 넘다보니 혜택을 보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여전히 많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이를 감안해 2015년까지 지원 비율을 16.5%로 높여 나가기로 했다.

    둘째, 연구인력 확보 대책이다. 고급 연구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대학교수, 출연연구원 연구원의 중소기업 근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교수 업적평가·승진심사 요건으로 방학이나 연구년을 이용한 중소기업 근무실적을 포함토록 대학당국과 협조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고급인력보다 오히려 초급인력의 확보가 더 심각한 문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의 부설연구소 또는 연구개발 전담부서에 채용된 마이스터고·공업고 졸업생, 전문학사 또는 이공계 학사 연구인력에 대해 시범적으로 기본 연봉의 50%를 최대 3년간 지원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료납부 부담의 경감이다. 국과위는 국가 R&D 예산을 지원받아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한 경우 정부에 납부하는 기술료부담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낮추도록 했다. 오는 7월1일부터 적용된다. 중소기업을 거론할 때 ‘9988’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중소기업이 업체 수에서는 99%, 고용면에서는 88%를 차지하고 있음을 나타낸 표현이다. 이처럼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활력제고 없이는 지속적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도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김화동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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