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6월의 공포'…유럽 이어 美·中도 비틀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공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주가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마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일(현지시간) 2.22%(274.88포인트)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연간 기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2.46%, 2.82% 내려앉았다. 미국의 5월 취업자 수가 시장 예상치(15만8000명)를 크게 밑도는 6만9000명에 그쳤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다시 26선 위로 올라갔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중 사상 최저치인 연 1.442%까지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몰린 데 따른 것이다.

유럽 증시도 무너져 내렸다. 이날 독일 DAX30 지수가 3.42%, 프랑스 CAC40 지수 2.21%, 영국 FTSE100 지수는 1.14% 각각 떨어졌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부도 위험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유로존의 4월 실업률은 11.0%로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4로 4월에 비해 2.9포인트 낮아지며 경착륙 우려가 재점화됐다. 브라질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2년6개월 만에 최저치인 0.2%에 그쳤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