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영업을 확장하는 데 유의할 점이 많다”며 “KB금융그룹의 성장전략인 ‘내실 위주의 안정적 성장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은행부문은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에 기반한 가계·기업 부문의 균형성장을 이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비은행 부문에 대해서는 “자생적 성장을 추진하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은 네덜란드 ING생명 한국법인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향후 경영방침과 관련, 어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꾸준한 변화와 혁신으로 도약을 위한 튼튼한 디딤대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는 KB의 힘찬 도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2년간 역점을 둔 분야는.

“변화와 혁신이다. 아직 갈 길이 남았지만 1인당 생산성이 높아졌고 비용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할 수 있다는 ‘Can-do-spirit’도 확산됐다. 인사 부분에선 발탁인사 등을 단행해 능력에 따라 보임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다는 성과주의를 심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KB가 젊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처음 KB에 왔을 때 국민은행의 나이가 50대 초반쯤이었다면 지금은 마흔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서른 살로 회춘하는 게 KB의 희망이다. 미래형 점포인 ‘락스타 존(樂 Star zone)’의 공이 크다. 또 야구농구 등 스포츠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다양한 스마트금융 상품을 선보이면서 젊은 층에 한발 다가가려고 노력한 점이 인정을 받은 것 같다.”

▷여전히 은행 부문의 비중이 높은데.

“지난해 3월 KB국민카드가 분사하고 KB투자증권과 KB선물이 합병하는 등 비은행 부문의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힘써왔다. KB국민카드가 분사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증권 생명 등을 중심으로 M&A기회가 있다면 적극 나설 계획이다.”

▷스마트금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영국 런던의 ‘G100 유럽’에 참석했을 때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브로드밴드(Broadband), 즉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였다. 브로드밴드의 부상으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분야가 의료산업교육, 그리고 금융산업이다. 이런 시대 변화에 대응하려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정보기술(IT) 친화적인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점포도 진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난해 KB의 입·출금, 자금이체 거래의 89%가 인터넷뱅킹 같은 비대면 거래에서 이뤄졌다. 점포 수가 가장 많다는 게 이점이 되지 못하는 시대다. KB는 점포 소형화와 더불어 증권보험자산운용 지점을 겸하는 금융센터로의 복합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객이 스마트기기로 거래하는 스마트 점포도 8월 중 서울 여의도 국제파이낸스센터에 문을 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주주(stockholder) 자본주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 자본주의로 바뀌고 있다. 이해관계자 범주엔 기업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소비자, 지역사회, 시민단체 등이 두루 포함된다.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도모하지 않는 회사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KB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회공헌활동은 업(業)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KB금융그룹은 어린이청소년대학생을 건강한 경제시민으로 육성하기 위한 경제교육을 대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국제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자본과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강소기업, 이른바 ‘히든(Hidden) 챔피언’을 발굴해 지원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 ‘KB 히든 스타 500’이란 공헌 프로그램도 있다. 지금까지 148개 기업을 발굴했고 내년까지 총 500곳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구인난을 겪는 중견·중소기업과 구직난을 겪는 청년들을 이어주는 ‘KB굿잡’은 고용 증진을 위한 KB금융그룹의 독보적 활동이다.”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람을 느낀 때와 향후 목표는.

“올해 금융인 신년하례회에서 한국경제신문으로부터 ‘다산금융인상’을 받았다. 30여년 국제금융 전문가로서의 활동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뻤다. 이런 큰 상은 KB금융그룹 회장으로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는 데 큰 힘이 된다. 또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학생이 닮고 싶은 CEO 1위에 선정됐다. 늘 새로움을 추진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을 높게 사 준 것 같다. KB금융그룹은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국내 선두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데 초석을 다질 것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