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의 경기부양책 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7일 국내 증시는 2% 이상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번주 초반 1770선까지 밀려났던 코스피(KOSPI)지수는 장중 한때 1850선까지 회복하며 본격 반등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이날 의회에서 양적완화(QE3) 관련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글로벌 정책공조 방향은 유럽뿐 아니라 미국의 재정지원을 포함한 '메가플랜'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또 "현재 지수의 위치가 이미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을 밑돌고 있기 때문에 모멘텀(상승동력)보다 가격 매력이 대형 호재에 우선 반응할 수 있다"면서 "금융, 산업재, 소재 섹터의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반등 탄력이 정체될 경우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업황 모멘텀이 유효한 종목으로 압축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이번 지수 급등은 안도랠리의 성격이 짙다"면서 "G7 재무장관 화상회의와 ECB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이 현 금융시장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안정조치가 제기될 수 있��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은 분명 실물경제를 침체로 이끄는 공포의 대상이나, 펀더멘탈(기초체력)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정책공조가 준비돼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김 팀장의 판단이다.

그는 "최근 발표된 미국 1분기 성장률 수정치에서도 2분기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수출 둔화 징후가 나타났고, 이는 곧 유럽 금융불안이 미국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 것"이라며 "앞으로 정책공조 방향은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재정지원이 포함되는 메가플랜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단기반등의 1차 목표는 6월 월간 낙폭을 만회하는 것이며, 2차 목표는 5월 하락폭의 50% 수준(약 1930선)으로 김 팀장은 제시했다.

그는 "현재 지수의 위치는 이미 '페어 밸류(Fair Value)'를 밑돌고 있어 모멘텀보다 가격메리트에 우선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금융, 산업재, 소재 섹터의 관심을 높이고 반등탄력이 정체될 때는 IT, 자동차 등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