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증시는 제한된 반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감에 2% 이상 급등했다. 외국인이 닷새만에 돌아와 37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했고, 지수는 장 초반 1840선을 회복한 뒤 185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전날 증시 상승동력 중 하나였던 미국 추가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들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이 2008년 이후 4년만에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낮춘다고 밝혔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CB의 정책 대응이 가시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ECB 총재가 경기 부양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ECB가 모종의 액션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경험적으로 ECB의 시장개입은 유럽 재정위기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중기 저점 확인과 변곡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ECB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나타난 유럽재정위기에 대한 입장 변화는 투자심리 회복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며 "추가 부양을 지지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멤버들의 발언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경기 여건에 따라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인하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적극적인 경기 부양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반영해 지수는 추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적으로는 코스피지수가 하단 지지력을 확인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80선에 대한 지지력을 재확인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며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종가 기준 1780선 부근에서 두 차례 반등하며 'W자' 반등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자금의 견조한 저가 매수세에 힘입은 코스피의 하단 지지력은 점차 견조해지고 있다"며 "전략은 실적 모멘텀(동력)을 보유한 IT와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되 단기 급락으로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화학, 정유, 기계 등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이 연구원도 "중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의지가 맞물려 소재, 조선, 기계 관련주의 단기 모멘텀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