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스피지수는 지난주에 이어 '안도 랠리' 양상을 보이며 1850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후반 지수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확실성이 다소 제거됐다는 분석에 일주일 만에 장중 한때 185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결국 1830선에서 장을 마쳤다.

스페인은 결국 구제금융을 받는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9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권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에 이어 네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스페인 은행권이 위험한 상태에서 오는 17일 그리스가 총선을 치르는 것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긴축을 거부하는 그리스 좌파가 정권을 장악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원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큰 최대 1000억유로(약 146조원)에 달한다. 더 이상 스페인 위기설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다.

이번주는 시장이 다시 그리스쪽 눈치를 봐야 하는 시점이다. 오는 17일 그리스 2차 총선이 치러질 계획이고, 이때 그리스 국민들의 긴축 의지와 구체적이며 공격적인 정책 등이 취해지면 시장은 보다 탄력적인 움직임이 가능해 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주 올해 들어서 최대 상승폭을 연출해 보이며, 안도 랠리의 선봉에 섰다. 국내 증시 역시 이러한 미국 증시의 안정적인 모습에 연일 반등에 나선 바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 간 4% 가까이 반등했고, S&P500지수도 3.8%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 이상 뛰었다.

스페인이 은행권 지원을 위한 구제금융을 유럽연합(EU)에 요청하면서 '도미노'식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 가능성이 한층 줄어든데 이어 경기침체 우려가 번지고 있던 중국 정부가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하,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지수의 탄력적인 상승은 그리스의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또 다른 대외 이슈로 꼽히던 프랑스 1차 총선(10일)의 경우 집권당인 사회당과 녹색당, 좌파전선 등 좌파 연합이 우파 정당 연합에 비해 우세한 지지도를 확보, 안정적으로 과반 이상의 하원 좌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지난주 시장은 상당히 많은 것을 얻어냈다"며 "중국의 예대 금리인하가 있었고, 미국의 추가 부양 의지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의 움직임도 일부 가시화됐는데 독일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 조짐이 있었고,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스페인이 받기로 한 구제금융은 최근의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 충분할 것"이라며 "최대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은 최근의 뱅크런이나 스페인 은행들의 모기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시사점은 유럽 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글로벌 정책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시각이다.

그는 "유럽의 신용 리스크는 일단 수그러들 전망이고, 시장은 한층 더 안정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시장이 확고부동한 안정 영역으로 진입했다거나 획기적인 전환점을 돌았다고 보기 이른 시점"이라고 경계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주말에 예정된 그리스의 2차 총선결과와 연정 구성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며 "그리스 국민들이 긴축 의지를 보여줄 때 그에 상응하는 추가적인 정책 카드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탄력적인 움직임은 재정위기의 진앙지인 유럽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취해질 때 가능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시장은 높은 변동성 국면 전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불확실서의 현재화 여부에 따라 위험과 기회가 공존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리스 긴축 불이행 및 디폴트 우려 등은 과거 유로 통합의 역사에서 구경했듯이 극단적인 위험은 결국 더 진전된 통합으로 나아가는 기회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