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에서 만난 '네 마녀'…이번엔 심술 대신 착한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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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외국인 매도 가능성 낮아…코스피지수 영향 적을 듯
우정사업본부 등 차익실현…프로그램 향방이 관건
외국인 매도 가능성 낮아…코스피지수 영향 적을 듯
우정사업본부 등 차익실현…프로그램 향방이 관건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장에 ‘네 마녀들’이 찾아온다. 14일 지수 및 개별 주식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은 방향성을 잃은 증시 수급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물량 부담은 가벼워졌지만 최근 코스피지수 반등에 보탬이 됐던 프로그램 매수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진단이다. 외국인은 나흘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수급 공백을 키웠다.
○약해진 수급의 힘…만기 효과가 관건
코스피지수는 12일 12.30포인트(0.66%) 하락한 1854.74로 장을 마쳤다. 지난 9일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이 결정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듯했지만 ‘안도 효과’는 얼마 가지 않았다. 외국인은 나흘 만에 391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매 역시 342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물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달 초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 상승에 큰 역할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변화다. 이처럼 수급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14일 동시 만기 영향이 더 중요해졌다. 대형주 위주인 차익거래 특성상 만기일 매물이 쏟아지면 최근 낙폭이 컸던 대형주가 다시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행히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 규모가 제한적이다. 지난달 주식시장이 급락한 반면 선물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베이시스(현·선물 가격 차)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매수차익(선물 매도·현물 매수) 잔액이 크게 줄어 무난한 만기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도 여력은 최대 7000억원”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장중 평균 베이시스가 0.1 이하로 내려가면 6000억원가량의 매도차익이 나올 수 있다”며 “평소보다는 큰 충격 없는 만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말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외국인도 당분간 조용하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만기일 초점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이다. 주로 우정사업본부가 운용하는 차익거래 자금이 주목 대상이다. 이들은 공모펀드에 부과되는 거래세를 적용받지 않아 운신의 폭이 넓다. 한 전문가는 “국가 및 지자체는 잦은 거래에도 비용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회전이 빠르고 손익분기점도 낮다”며 “따라서 현재 차익거래시장에서 외국인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주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만기일까지 적극적인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 및 지자체는 지난달 말 이후 차익매수에 집중, 주식 비중이 연중 최대치 수준에 도달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가 및 지자체의 주식 순매수는 단기 저점과 비교해 70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라며 “이들이 일정 부분 포지션을 청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국가·지자체, 매물 청산은 신중할 듯
국가 및 지자체는 시장에 부담을 주는 걸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은 만기일 동시호가 때보다는 장중에 물량을 분산해 내놓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매도에 집중할 경우 순매수로 맞대응하는 방식으로 방어벽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네 마녀의 ‘착한 마법’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 외국인의 매도 여력이 거의 소진된 상황”이라며 “9월물과 6월물 가격 차(스프레드)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차익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 상승의 우군 역할을 다시 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글로벌 변수에 대비해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전반적인 차익거래 시장은 수급 공백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달 초와 같은 프로그램 순매수 행진이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일러스트 =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약해진 수급의 힘…만기 효과가 관건
코스피지수는 12일 12.30포인트(0.66%) 하락한 1854.74로 장을 마쳤다. 지난 9일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이 결정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듯했지만 ‘안도 효과’는 얼마 가지 않았다. 외국인은 나흘 만에 391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매 역시 342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물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달 초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 상승에 큰 역할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변화다. 이처럼 수급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14일 동시 만기 영향이 더 중요해졌다. 대형주 위주인 차익거래 특성상 만기일 매물이 쏟아지면 최근 낙폭이 컸던 대형주가 다시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행히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 규모가 제한적이다. 지난달 주식시장이 급락한 반면 선물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베이시스(현·선물 가격 차)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매수차익(선물 매도·현물 매수) 잔액이 크게 줄어 무난한 만기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도 여력은 최대 7000억원”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장중 평균 베이시스가 0.1 이하로 내려가면 6000억원가량의 매도차익이 나올 수 있다”며 “평소보다는 큰 충격 없는 만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말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외국인도 당분간 조용하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만기일 초점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이다. 주로 우정사업본부가 운용하는 차익거래 자금이 주목 대상이다. 이들은 공모펀드에 부과되는 거래세를 적용받지 않아 운신의 폭이 넓다. 한 전문가는 “국가 및 지자체는 잦은 거래에도 비용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회전이 빠르고 손익분기점도 낮다”며 “따라서 현재 차익거래시장에서 외국인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주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만기일까지 적극적인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 및 지자체는 지난달 말 이후 차익매수에 집중, 주식 비중이 연중 최대치 수준에 도달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가 및 지자체의 주식 순매수는 단기 저점과 비교해 70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라며 “이들이 일정 부분 포지션을 청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국가·지자체, 매물 청산은 신중할 듯
국가 및 지자체는 시장에 부담을 주는 걸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은 만기일 동시호가 때보다는 장중에 물량을 분산해 내놓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매도에 집중할 경우 순매수로 맞대응하는 방식으로 방어벽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네 마녀의 ‘착한 마법’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 외국인의 매도 여력이 거의 소진된 상황”이라며 “9월물과 6월물 가격 차(스프레드)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차익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 상승의 우군 역할을 다시 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글로벌 변수에 대비해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전반적인 차익거래 시장은 수급 공백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달 초와 같은 프로그램 순매수 행진이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일러스트 =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