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사진·49)이 전격 해임됐다. 업계 일부에서는 방 사장이 횡령 또는 배임 혐의로 해임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방 사장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일본 본사가 지난 5일 방 사장을 해임했으며 그날부터 올림푸스한국에 대한 대규모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방 사장이 해임된 사유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다”고 말했다.

올림푸스한국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방 사장이 한국지사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인 횡령·배임 문제가 발견돼 일본 본사에 의해 해임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 사장 측은 “일각에서 얘기하는 횡령이나 배임 혐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방 사장이 선임한 법무법인 바른 측은 “지난 5일 본사 변호사들이 미팅하자고 부르더니 다짜고짜 ‘오늘 부로 해임됐고 퇴직금 포기각서에 사인하라’고 했다고 한다”며 “이유를 재차 물었더니 ‘독단적 경영을 했다’는 애매한 말만 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른 측은 “그날 이후 사무실 접근조차 허락되지 않고 있다”며 “본사 측에서 계속 이렇게 막무가내 식으로 나온다면 당초 한국지사 사장으로 왔을 때 사인했던 계약서에 있는 퇴직금과 본인에 대한 명예 실추 부분에 대해 소송을 해야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푸스한국에 대한 일본 본사의 감사와 한국사장 해임은 올해 2월 회사 경영진이 전면 교체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쿠가와 쓰요시 전 올림푸스 일본 회장이 투자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지난 13년간 회계 부정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올초 경영진이 바뀌었다.

올림푸스 새 경영진은 한국을 포함한 해외지사 감사를 전면적으로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 사장은 삼성전자 일본주재원 시절 인연으로 올림푸스가 한국지사를 세울 때 지사장으로 스카우트돼 13년째 한국 지사장으로 일했다. 지사 설립 3년 만에 소니, 캐논 등 경쟁자를 제치고 4년 연속 디지털카메라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했고, 외국계 기업에서 성공한 한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유명세를 탔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