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휴대용 소형 무인기를 개발해 아프가니스탄 등 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11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미군은 병사들이 배낭에 넣어 가지고 다니다 전투가 벌어지면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소형 공격용 무인기 '스위치블레이드' 50대 이상을 이번 여름에 아프가니스탄에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미국 국방부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미밸리의 에어로바이런먼트 사와 1천만 달러 어치의 '스위치블레이드' 구매 계약에 사인했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날개를 폈을 때 너비가 60㎝에 길이도 60㎝에 불과하다.

총중량 역시 2.5㎏ 밖에 안된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무인기보다는 휴대용 크루즈 미사일에 가깝다.

자체 무장없이 동체가 폭발물로 채워져 타격 목표로 돌진해 폭발하는 '카미카제' 방식으로 공격한다.

전투 현장에서 병사가 엄폐물에 숨어 있는 적을 만나면 배낭에서 '스위치블레이드'를 꺼내 날개를 편 뒤 날려보내면 '스위치블레이드'는 카메라로 적의 모습을 전송한다.

병사는 적절한 공격 목표를 설정하고 공격 명령을 내리면 '스위치블레이드'는 폭탄으로 변신해 적을 타격한다.

미군 당국은 '스위치블레이드'의 투입으로 민간인을 적군으로 잘못 알고 공격하는 불상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예멘 등지에서 미군이 운용 중인 '리퍼'나 '프레대터' 등 기존 공격용 무인기는 수천 ㎞ 떨어진 미국 본토에서 조종하기에 민간인을 상대로 폭격을 퍼붓는 사고가 잦았다.

현장에서 적을 눈으로 확인하고 사용하는 '스위치블레이드'는 이런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다.

작전의 효율성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작전 도중 지상군이 공중 공격이 필요하면 통상 아파치 공격용 헬리콥터나 F-16 전투기를 불러야 한다.

비용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촌각을 다투는 전투 현장에서 즉각적인 공중 공격 지원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스위치블레이드'는 즉석에서 병사의 판단에 따라 공중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휴대용 공격용 무인기 투입에 대한 우려도 있다.

컬럼비아대 법과대학원 노린 샤 교수는 "무인기 폭격은 사전에 전술적, 법률적 검토까지 거친 뒤에 신중하게 이뤄지는데도 오폭 등 사고가 일어난다"면서 "계급이 낮은 병사가 전투 현장에서 항공기 공격 여부를 결정하면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