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지수는 관망 심리가 짙은 제한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장중 내내 지수 변동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유로존(유로호 사용 17개국)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경기부양책이 등장할 것이란 기대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오는 14일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앞두고 있다.

국내 증시의 향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12일(현지시간) 일단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와 반발 매수세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1% 상승한 12,573.80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16% 뛰었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1.19% 오른 2843.07로 장을 마쳤다.

유럽의 대표지수인 스톡스600지수도 전날보다 0.6% 뛴 243.44을 기록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7%, 독일 DAX30지수는 0.3%, 프랑스 CAC40지수도 0.1% 상승 마감했다.

대외 악재는 여전히 스페인의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수렴되고 있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유로존 창설 이후 사상 최고 수준(6.30%)으로 뛰었고, 이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카이사방크와 방키아 등 스페인 은행 18곳의 신용등급을 내린 영향을 받았다. 피치는 지난 11일에도 스페인의 최대 국제은행인 방코 산탄데르와 방코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BBVA)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또 오는 17일 치러질 그리스 2차 총선에 대한 불안감이 당분간 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시장 내 불안심리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글로벌 경기침체의 진원지인 유럽연합(EU) 지역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결국 미국 Fed가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기대와 전망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호재다. Fed의 FOMC 회의는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날 지수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국내 이유도 있다. 6월 선물옵션만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은 14일 만기일에 최대 7000억원 내외의 차익잔고 청산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만기일 이전에 단기성 차익잔고의 청산이 일단락될 경우 만기일 수급은 매수가 우세할 수 있다고 이 증권사는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도 '시장의 하방 경직성은 강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1개월 동안 주식시장은 그리스의 선거 결과에 대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해왔고,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그리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할 시점인 대신 주식시장은 자율 반등이 언제든지 가능할 정도의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식시장이 패닉을 경험하면, 패닉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래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계속 악화일로를 겪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사이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자율적인 조절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도 이미 경기,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수급 측면 등에서 국내 증시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키는 기능들이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