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49·사진)의 해임을 둘러싼 궁금증이 업계에서 증폭되고 있다.

방 사장은 지난 5일 본사로부터 '독단적인 경영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 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한영 회계법인 등을 통해 올림푸스한국 법인에 대한 감사 작업에 들어갔다.

방 사장의 이메일과 출입카드 사용은 정지됐고 본사는 그에게 차량과 휴대전화, 신용카드까지 즉시 반납하도록 했다. 사무실 출입도 금지됐다. 13일 현재도 회사로 출근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 안팎에선 그가 대리점 허가 등과 관련해 부정한 행위가 드러나 본사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방 사장은 대규모 회계부정이 발각돼 지난해 사임한 기쿠카와 쓰요시(菊川剛)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방 사장은 현재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야후재팬에 따르면 그는 "100여개 올림푸스 해외 법인 가운데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고 잉여금만 800억 원에 달하는데 해임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림푸스는 93년 역사를 가진 일본의 세계적인 광학기기 제조업체다.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 출신의 방 사장은 2000년 올림푸스에 전격 발탁됐다.

올림푸스한국의 초대 법인장으로 12년간 재직했다. 지난해 일본인이 아닌 아시아계 인물 최초로 올림푸스 본사의 집행위원에 선임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13일 "아직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해임 경위나 부정 행위 조사 관련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들어오지 않았다" 며 "감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