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3000억원 규모의 우리 군 차기전투기(F-X) 사업에 참여하는 3개 업체 기종의 핵심 장비와 성능이 시뮬레이터(모의실험장치)로 평가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3일 F-X 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오는 18일까지 참여업체들의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라며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와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유로파이터가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상 기종 모두 개발 또는 성능 개량 중으로 실제 전투기 탑승에 의한 시험 평가가 일부 제한된다”며 “제한되는 항목은 시뮬레이터 평가로 실시된다”고 강조했다.

시뮬레이터 평가 항목은 F-35A는 공대공 및 공대지 임무 능력, 외부무장 장착 등이고 유로파이터는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와 자체 보호장비, 공대공 및 공대지 무장 능력 등이다.

F-15SE는 내부무장 능력과 자체 보호장비, RSC(레이더 반사면적) 감소 기술 등이다.

이들 항목은 차기전투기 성능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때문에 평가 요원들이 실제 전투기에 탑승하지 않고 시뮬레이터로 검증하는 것은 부실한 평가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시뮬레이터는 실제 전투기와 동일한 비행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조종석 계기 등을 활용해 제작하기 때문에 실물과 유사한 성능과 특성,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다만 소음이나 조종사의 체감도에서 차이가 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뮬레이터 평가 점수는 감점시켜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뮬레이터는 극장에서 3D(입체)와 2D로 느끼는 차이로 비교할 수 있다”며 “실제와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뮬레이터로 검증해도 문제가 없다고 했던 방사청이 뒤늦게 점수는 깎겠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오는 9월까지 시험평가를 끝내고 10월에 기종결정을 한 후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기종 선정 과정에서 이 같은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