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4일 오후 4시8분 보도

제일모직이 그룹으로부터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LCD(액정표시장치) 편광필름의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데 따른 컨설팅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일모직은 편광필름을 만들던 에이스디지텍을 인수·합병(M&A)했으나 LCD 업황 악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상 등으로 사업성이 나빠지고 있다.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감사팀)은 이달 초 제일모직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경영진단팀은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과 함께 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단팀이 다른 계열사 직원과 함께 감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전자재료사업, 특히 LCD 편광필름 분야를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모직은 △전자재료 △케미칼 △패션 등 3개 사업 부문을 갖고 있는데, 편광필름은 2010년 기준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 44%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제일모직은 2003년부터 전자재료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삼아 투자해왔다. 2007년엔 LCD 편광필름 전문 회사 에이스디지텍의 지분 25%를 649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정보기술(IT)용과 모바일용 편광필름의 점유율은 개선됐지만 규모가 큰 TV용 시장에선 점유율 5% 선에 머물며 적자를 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8월 주식교환 방식으로 에이스디지텍을 합병했다. 생산부터 영업에 이르는 효율적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사업 환경도 호의적이지 않다. LCD 값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다음달 OLED TV가 나오면 OLED가 LCD를 대체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LCD 패널엔 빛을 차단하고 열어주는 편광필름이 1개씩 모두 2개가 사용되는데 비해 OLED엔 난반사광이 투과되는 것을 방지하는 편광필름 1장만 필요하다.

이에 따라 경영진단팀은 투자계획 재조정, OLED 관련 신기술 개발, 조직 개편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3M이 LCD용 필름도 1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신기술 개발부터 타기업 인수, 철수 등 여러 방안을 놓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병근/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