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선 결선투표가 16~17일 이틀간 실시된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를 일부 민주화 세력이 반대하는 데다 헌법재판소가 의회 해산을 명령해 대선 후에도 이집트 정국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선 투표에선 아흐메드 샤피크 전 총리와 자유정의당의 모하메드 무르시가 경합을 벌인다. 당초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정권 관계자의 공직 출마를 금지한 법률을 근거로 샤피크 전 총리의 출마가 불법이라고 제소했다. 하지만 14일 이집트 헌재가 샤피크 전 총리의 출마 자격을 인정해 논란은 일단락됐다.

무르시 후보가 소속된 자유정의당은 이라크 민주화 운동을 이끈 세력 중 하나인 무슬림형제단이 만든 정당으로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한다.

지난달 1차 투표에서 무르시와 샤피크의 득표율은 각각 24.7%와 23.6%였다. AFP통신은 “재외국민 투표에서는 무르시가 약간 앞서 나가고 있지만 승패를 짐작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이라고 전했다.

누가 당선되든 이집트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르시가 승리할 경우 반미, 반이스라엘 외교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탈취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다. 옛 정권 출신인 샤피크가 당선되면 또다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우려가 크다.

14일 이집트 헌재가 지난해 치렀던 총선이 위법이라며 의회 해산을 명령해 대선 후에도 정국이 격랑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산 나피아 카이로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