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업영화 '미쓰GO'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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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씨 주연 맡아…21일 극장가 개봉
고현정(42)은 오랜 기간 팬들에게 ‘강한’ 여자로 각인됐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결혼과 이혼에 이어 히트한 방송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 역까지 과단성 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이었다. 고현정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자이기도 하다. 방송 중인 예능 프로그램 ‘고쇼’의 MC에 이어 21일 개봉하는 코미디영화 ‘미쓰GO’(감독 박철관)의 캐릭터가 그것이다. 이들은 모두 ‘고현정 브랜드’를 앞세웠다. 20일 서울 사간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의외로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태도로 속내를 드러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런 인물은 더 이상 만나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강한 캐릭터를 주로 맡다보니 저의 연약한 부분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긴 거죠. 배역을 제안한 사람들이 저의 열아홉, 스무 살 시절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었어요. 이번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 상업 영화에도 자주 출연했으면 좋겠습니다.”
‘미쓰GO’는 고현정이 출연한 첫 상업영화다. 그동안 독립영화 ‘여배우들’ ‘북촌방향’ 등에 출연했지만 30억원 이상 투입한 상업영화 출연은 처음이다. 그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기였던 제작자 장수정 씨, 각본가 정범식 씨가 의뢰했다. 그가 해낸 천수로 역은 어린 시절 얻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로 중국집에 주문 전화도 직접 못할 정도로 극심한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여자다. 우연히 범죄에 휘말린 뒤 우여곡절 끝에 인생이 바뀐다. 그는 극중 부패한 경찰 성반장(성동일)이 ‘촌스러’라고 부를 정도로 러닝타임 내내 ‘월남치마’와 후드티를 입고 달린다.
“‘미실’처럼 소리지르는, 센 인물 연기는 살아온 경험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어요. 천수로는 그런 도움을 전혀 얻지 못하는 인물이었어요. 천수로 역은 사실 ‘디즈니랜드’ 연기라고 할 수 있어요. 마흔두 살인 제가 (세상물정을 몰라) 보기 드물게 해맑잖아요.”
그는 연기하는 도중 끊임없이 갈등했다고 한다. 천수로의 표정 연기가 가증스럽지는 않나, 풋풋한 연기자가 맡아야 하는 게 아닌가 우려했다. 천수로의 표정은 변화무쌍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각본가이자 첫 감독이던 정씨가 제작자와의 갈등으로 교체되는 ‘사고’까지 발생해 무산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유쾌, 상쾌, 통쾌를 표방한 영화인데 완성작을 보니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8개월간 부산에서 살다시피 촬영하며 곡절 끝에 개봉하게 됐으니까요. 마음고생 수치는 아마 저보다 스태프들이 더 높았을 겁니다. 이 영화로 ‘입봉’하는 카메라 감독의 불안감은 정말 컸을 거예요.”
유명 연예인들이 일정한 주제를 놓고 얘기하는 토크 예능 프로그램 ‘고쇼’ 의 MC 역에 대해서도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예능도 역시 고현정’ ‘잘한다’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그거야 말로 욕심이었죠. ‘민폐 캐릭터’예요. 저는 말이 느려요. MC인데 말을 시작하면 문장을 못 끝내겠더라고요. 상대방의 말을 재치있게 받아줘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죠. 다만 보기 힘든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미있어요. 저만 즐기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특히 신작영화의 흥행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고현정이 역시 영화에선 안돼’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무엇보다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 투자사나 제작사에는 잔인한 결과가 따르잖아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런 인물은 더 이상 만나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강한 캐릭터를 주로 맡다보니 저의 연약한 부분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긴 거죠. 배역을 제안한 사람들이 저의 열아홉, 스무 살 시절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었어요. 이번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 상업 영화에도 자주 출연했으면 좋겠습니다.”
‘미쓰GO’는 고현정이 출연한 첫 상업영화다. 그동안 독립영화 ‘여배우들’ ‘북촌방향’ 등에 출연했지만 30억원 이상 투입한 상업영화 출연은 처음이다. 그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기였던 제작자 장수정 씨, 각본가 정범식 씨가 의뢰했다. 그가 해낸 천수로 역은 어린 시절 얻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로 중국집에 주문 전화도 직접 못할 정도로 극심한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여자다. 우연히 범죄에 휘말린 뒤 우여곡절 끝에 인생이 바뀐다. 그는 극중 부패한 경찰 성반장(성동일)이 ‘촌스러’라고 부를 정도로 러닝타임 내내 ‘월남치마’와 후드티를 입고 달린다.
“‘미실’처럼 소리지르는, 센 인물 연기는 살아온 경험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어요. 천수로는 그런 도움을 전혀 얻지 못하는 인물이었어요. 천수로 역은 사실 ‘디즈니랜드’ 연기라고 할 수 있어요. 마흔두 살인 제가 (세상물정을 몰라) 보기 드물게 해맑잖아요.”
그는 연기하는 도중 끊임없이 갈등했다고 한다. 천수로의 표정 연기가 가증스럽지는 않나, 풋풋한 연기자가 맡아야 하는 게 아닌가 우려했다. 천수로의 표정은 변화무쌍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각본가이자 첫 감독이던 정씨가 제작자와의 갈등으로 교체되는 ‘사고’까지 발생해 무산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유쾌, 상쾌, 통쾌를 표방한 영화인데 완성작을 보니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8개월간 부산에서 살다시피 촬영하며 곡절 끝에 개봉하게 됐으니까요. 마음고생 수치는 아마 저보다 스태프들이 더 높았을 겁니다. 이 영화로 ‘입봉’하는 카메라 감독의 불안감은 정말 컸을 거예요.”
유명 연예인들이 일정한 주제를 놓고 얘기하는 토크 예능 프로그램 ‘고쇼’ 의 MC 역에 대해서도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예능도 역시 고현정’ ‘잘한다’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그거야 말로 욕심이었죠. ‘민폐 캐릭터’예요. 저는 말이 느려요. MC인데 말을 시작하면 문장을 못 끝내겠더라고요. 상대방의 말을 재치있게 받아줘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죠. 다만 보기 힘든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미있어요. 저만 즐기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특히 신작영화의 흥행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고현정이 역시 영화에선 안돼’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무엇보다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 투자사나 제작사에는 잔인한 결과가 따르잖아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